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12일(현지시간) 정상회담의 마지막 순서인 업무 오찬 메뉴가 공개됐다.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으로 기대를 모았던 ‘햄버거 오찬’은 아니었지만 한식과 양식, 중식이 어우러져 동ㆍ서양의 화합을 의미하는 코스로 구성됐다.
백악관이 이날 공개한 두 정상의 점심 메뉴로는 아보카도 샐러드를 곁들인 새우칵테일 요리와 라임 드레싱을 뿌린 그린망고와 신선한 문어가 전채요리로 제공된다. 특히 고기와 채소 등으로 오이의 속을 채운 한국의 전통 궁중음식 오이선도 포함됐다. 선(膳)은 오이나 호박, 가지, 두부, 배추, 생선 등에 고기를 채워 넣거나 섞어서 익힌 음식을 가리킨다. 주 요리는 감자와 브로콜리를 곁들인 소갈비가 준비됐다. 중국식 돼지고기 튀김과 양저우식 볶음밥, 한식인 대구조림도 함께 테이블에 오른다. 한글로 표기한 대구조림(Daegu jorim)은 대구를 무와 아시아 채소 등을 간장에 졸인 음식이라고 설명됐다. 후식으로는 절인 체리소스를 뿌린 바닐라 아이스크림과 다크 초콜릿 가나슈가 제공된다.
트럼프 대통령이 2016년 대선 후보 시절 공언했던 ‘햄버거 오찬’은 성사되지 않았다. 햄버거 애호가로 알려진 트럼프 대통령은 이전부터 김 위원장과 “회의 탁자에 앉아 햄버거를 먹으면서 더 나은 핵 협상을 할 것”이라면서 북핵 문제에 대한 해결 의지를 강조해온 바 있다. 때문에 이번 정상회담에서 미국의 자본주의를 대표하는 패스트푸드인 햄버거를 오찬 메뉴로 올려 향후 북한의 개혁개방의 상징으로 삼는 것 아니냐는 관측도 일각에서 제기된 바 있다. 한편 이날 업무 오찬에 미국 측은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과 존 볼턴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 존 켈리 비서실장 등 3명이 자리했다. 북측에서는 김영철 노동당 부위원장 겸 통일전선부장, 리수용 당 중앙위 부위원장 겸 국제부장, 리용호 외무상이 배석했다.
전혼잎 기자 hoihoi@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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