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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트럼프 긴장 속 첫 만남… 웃으며 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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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트럼프 긴장 속 첫 만남… 웃으며 마무리

입력
2018.06.12 13: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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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미 정상회담이 열린 12일 오후 싱가포르 센토사 섬 카펠라 호텔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업무 오찬을 마친 뒤 산책하고 있다. 스트레이트타임즈 홈페이지 캡처
북미 정상회담이 열린 12일 오후 싱가포르 센토사 섬 카펠라 호텔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업무 오찬을 마친 뒤 산책하고 있다. 스트레이트타임즈 홈페이지 캡처

“세상은 아마 중대한 변화를 보게 될 것입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12일 오후 1시 40분(현지시간) 싱가포르 센토사 섬 카펠라 호텔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의 합의문 서명에 앞서 이렇게 말했다. “오늘과 같은 자리를 위해 노력해주신 트럼프 대통령에게 사의를 표합니다”며 합의문에 서명한 그는 이내 얼굴에 환한 미소를 지어 보였다. 서명을 마친 뒤 퇴장하면서는 트럼프 대통령의 등을 쓰다듬기도 했다. ‘설마’하는 마음으로 지켜봤던 북미 정상의 첫 만남은 양국의 특별한 관계를 예고하며 마무리됐다.

불과 5시간 전만 해도 긴장감과 어색함이 가득했다. 회담 시작(오전 9시) 30분 전쯤 회담장에 도착, 20여분 뒤에 리무진 차량에서 내린 김 위원장 얼굴은 잔뜩 굳어 있었다. 왼쪽 팔엔 서류 가방을 끼고, 오른 손에는 쓰고 있던 뿔테 안경을 든 채였다. 전날 싱가포르 야경 투어에서 보였던 웃음은 어디서도 찾을 수 없었다. 트럼프 대통령과 약 12초간 악수를 하고, 기념 촬영을 하는 순간에도 마찬가지였다.

그러나 이내 변화된 분위기가 감지됐다. 회담장으로 자리를 옮기던 중 트럼프 대통령과 잠시 멈춰서 대화한 그는 손으로 트럼프 대통령의 팔을 살짝 쓰다듬었다. 상대의 팔, 어깨 등을 치며 친근함을 표시하는 트럼프 대통령 특유의 제스처에 대한 화답이었다. 회담에 앞서 모두 발언을 위해 나란히 자리해서는 트럼프 대통령이 앉아 있는 방향으로 몸을 기울이고 있었다. 김 위원장은 “여기까지 오는 길이 그리 쉬운 길이 아니었다”며 “모든 것을 이겨내고 이 자리까지 왔다”고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의 발언에 엄지를 들어올렸다.

단독 회담 후엔 김 위원장 특유의 유머도 구사한 것으로 전해졌다. 근접 취재가 허용된 백악관 공동취재단에 따르면 그는 확대 회담장으로 이동하기 위해 2층 발코니를 따라 걸어가던 중 트럼프 대통령에게 “많은 이들이 이것(회담)을 일종의 판타지나 공상 과학 영화로 생각할 것”이라고 말했다. 발코니에서는 바깥을 향해 웃어 보이며 손을 흔들기도 했다. 확대 회담과 오찬에 이어 트럼프 대통령과 통역 없이 산책하면서는 대화 내내 만면 미소를 지었다. 둘은 영어로 대화했을 것으로 보인다.

앞서 김 위원장은 이날 오전 8시 11분쯤 엘리베이터를 타고 호텔 로비에 모습을 드러냈고, 엘리베이터 앞에 대기하고 있던 경호원 10여명은 김 위원장이 로비에 발을 내딛자마자 에워싼 것으로 알려졌다. 김 위원장은 8시 12분쯤 숙소인 세인트 리지스 호텔을 출발, 탕린 로드를 거쳐 센토사 섬으로 향했다. 호텔 주변 도로는 전면 통제됐고, 콘크리트 차단 벽과 경찰이 동선 곳곳에 배치됐다. 김 위원장 출발 전부터 대기하고 있던 시민들은 차량을 향해 환호하거나 휴대폰 카메라로 촬영했다.

싱가포르=신은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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