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경영자총협회(경총)가 조직 2인자 송영중 상임부회장에 대해 직무정지 조치를 내렸다. 송 부회장이 최근 잇따라 보인 ‘돌출 행동’에 분노한 손경식 회장의 의중이 담긴 조치다. 경총은 이르면 15일 송 부회장의 거취를 논의할 계획인데, 취임 두 달여 만에 부회장 경질 수순을 밟을 거란 전망이다.
경총은 12일 ‘송영중 상임부회장에 대한 경총 입장’이란 자료를 내고 송 부회장에 대한 불만을 가감 없이 드러냈다. 경총 관계자는 “오늘 자료는 손경식 회장의 뜻에 따른 것”이라며 “부회장이 회장과 상의 없이 독단적으로 행동한 데 대한 불만이 담겨 있다고 보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경총은 입장문에서 우선 “최근 각계의 우려를 매우 심각하게 생각하고 있으며 경총의 명예와 신뢰를 떨어뜨리는 송 부회장의 태도를 묵과할 수 없다”고 송 부회장에게 직격탄을 날렸다.
경총은 그 근거로 “경총의 모든 업무는 회장이 지휘ㆍ관할하고 상임부회장은 보좌하는 것인데, 마치 부회장이 많은 권한을 가진 것으로 보도되고 있어 오해가 발생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송 부회장이 소신과 철학이라면서 경총 방침에 역행하는 주장을 하지만, 이는 잘못된 일이며 부회장으로서 도를 넘는 발언과 행동이 있었는데 이 또한 유감스러운 일”이라고 지적했다.
경총은 또 “경총의 업무는 회장의 지휘 아래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으며 회원사 및 국민의 기대에 배치됨 없이 수행될 것”이라고 밝혔다. 경총은 그러면서 “현재 직무정지 상태에 있는 송 부회장의 거취에 대해서는 조속한 시일 내 회장단 회의를 개최해 논의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경총 관계자는 “회장단 회의가 이르면 15일, 늦어도 내주 초 열릴 분위기”라고 전했다.
경총의 송 부회장과 관련한 이례적인 입장문은 전날에 이어 두 번째다. 이날 입장문은 전날보다 훨씬 ‘감정’의 수위가 높아졌다. 경총이 입장문에서 언급한 ‘경총 방침에 역행하는 주장’ ‘부회장으로서 도를 넘는 발언과 행동’ 등은 최근 최저임금 산입범위 논의 과정에서 송 부회장이 독자적으로 국회 밖 협상을 제안한 행위 등을 지목한 것으로 재계는 해석하고 있다. 여기에 지난주 송 부회장의 이례적인 재택근무와 11일 출근 후 언론 인터뷰 등을 통해 보인 자기 정당화 주장이 손 회장의 분노를 키웠다는 분석이 나온다.
경총 관계자는 “송 부회장의 거취는 회장단 회의 등 회원사의 뜻에 따라 결정되겠지만 이미 큰 방향은 정해진 것 아닌가 싶다”고 말했다.
김용식 기자 jawohl@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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