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주시 장수면 가천마을 명예이장 위촉
“최근 베이비붐 세대들이 속속 은퇴하고 있는데, 이분들이 고향을 찾아가 사라져가는 전통을 되살린다든지, 마을을 아름답게 꾸미는 등 공동체 문화운동에 참여하면 좋을 거라는 생각이 듭니다.” 경북 영주시 장수면 두전4리 가천마을 명예이장으로 최근 위촉된 박금해(59) 영주국토관리사무소장은 새로운 농촌 공동체문화 창출에 적극 참여하겠다고 피력했다. 박 소장은 최근 지역주민들의 추천으로 농협이 추진하는 ‘또 하나의 마을 만들기 운동’ 일환으로 가천마을 이장이 됐다. 직원들은 명예주민이 됐다. 사무소 인근 가천마을은 마을 역사가 300년이 넘는 유서 깊은 동네로, 수박 고추 사과 등을 경작하는 전형적인 농촌마을이다. 76농가가 사는 제법 큰 마을이다.
그는 “올 봄 동절기 제설작업이라는 바쁜 일정을 마무리하고 마을 경로당을 찾아보고 산책 중에 만난 어르신들에게 인사를 드리는 등 마음 편하게 주민들과 대하다 보니 친해졌다”고 말했다.
지난달 28일에는 신호근 농협 영주시지부장과 김창영 장수면장 등이 참석한 명예이장 위촉식도 했다. 지역에서는 신 지부장에 이어 두 번째다.
박 소장은 “농협에서 마을과의 자매결연과 일사일촌 취지로 명예이장에 위촉하고 싶다는 연락을 받고 사무소 이웃에 어르신이 많으니 도움을 드릴 수도 있을 것 같아 수락했다”고 말했다. 평소 생각해 온 노-노 케어, 어르신체조, 어르신 멘토 등을 현실에 적용해 볼 기회도 생긴 것이다.
박 소장은 도로관리라는 위험한 일에 종사하는 직원들을 위해 평상시 기체조를 권장하거나 사무소 내에 사랑방 카페와 작은 도서관, 노래방을 설치하는 등 세심한 리더십을 보이고 있다. 마을 주민에게도 기체조와 문화시설 활용을 권장하고 마을 구석구석 청소와 허물어진 도로를 복구하는 등 명예이장의 역할도 기꺼이 수행하고 있다.
박 소장은 “마을에 실질적 도움이 되는 방향으로 교류하고 발전에 노력하겠다”며 “명예이장이라는 좋은 경험을 토대로 은퇴 후에도 이웃과 연대하는 문화활동을 하고 싶다”고 말했다.
이용호기자 lyho@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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