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ice to meet you, Mr. President.”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일까, 통역사일까.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의 12일 첫 만남에서 영어로 인사를 건넸는지를 두고 혼선이 일고 있다.
김정은 위원장과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오전 9시 4분(현지시간) 싱가포르 센토사 섬 카펠라 호텔에서 만났다. 호텔 로비를 중심으로 정면에서 봤을 때 김 위원장은 왼쪽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오른쪽에서 등장했다. 두 정상이 만나는 포인트까지 김 위원장이 조금 먼저 도달했으나, 차차 속도를 줄여 트럼프 대통령과 거의 동시에 입장했다.
각각 6개씩 총 12개가 배치된 성조기와 인공기를 배경으로 둘은 첫 만남을 가졌다. 6은 6월을, 12는 12일을 상징한다. 김정은 위원장은 “대통령님, 반갑습니다”라고 영어로 인사를 건넸다고 백악관 공동취재단(폴리티코 소속 엘리나 존슨 기자)은 전했다. 이를 두고 상대의 언어를 사용함으로써 대화 상대에 대한 존중을 드러낸 것이라는 해석이 나왔다.
그러나 잠시 뒤 존슨 기자는 “다른 사람들은 영어로 말한 사람이 김 위원장이 아니라 통역사인 것으로 본다”고 다시 공지하며, “오류라면 사과한다”고 덧붙였다. 생중계된 방송을 통해서는 음성이 분명하게 들리지 않아, 김 위원장이 한 말인지 통역사가 한 말인지 확인이 되지 않고 있다.
둘은 북미 정상회담의 무게감을 반영하듯 다소 굳은 표정이었으나, 간간이 옅은 미소를 보이기도 했다. 두 정상은 약 8초간 악수를 주고 받았다. 트럼프 대통령이 대화 중 손으로 김정은 위원장의 팔을 쓰다듬었다. 이어 웃음기 없는 표정으로 사진 촬영을 했다.
현장에서는 이들의 모습을 담기 위해 미국, 북한 기자들이 나름대로 치열한 경쟁을 벌였다. 각국 7명씩 총 14명에게만 근접 취재 기회가 허용됐다. 보다 앞에서 촬영하기 위해 눈치를 보는 이들의 모습도 보였다.
단독 회담에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정말 좋다, 우리는 좋은 대화를 나눌 것이고 멋진 관계를 가질 것이다”고 말했고, 김정은 위원장은 “여기까지 오는 게 쉽지 않았다. 수많은 장애물을 넘어 여기까지 왔다”고 전했다. 싱가포르=신은별 기자 ebshi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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