싱가포르 정부가 6ㆍ12 북미 정상회담에 참석하기 위해 싱가포르를 찾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현지 체류 비용을 부담할 방침이라고 11일 밝혔다. 김 위원장의 싱가포르 호텔 숙박비를 누가 지불할 것인지의 문제는 이번 회담을 둘러싼 여러 관심사 중 하나였는데, 미국이 “우리가 대납하진 않는다”고 선을 그은 상황에서 싱가포르 정부가 그 역할을 하기로 최종 정리가 된 것이다.
싱가포르 현지 언론인 스트레이츠타임스(ST)에 따르면, 비비안 발라크리슈난 싱가포르 외무장관은 이날 영국 BBC 기자와의 인터뷰에서 김 위원장 체류비용 지불 여부를 묻는 질문에 “물론이다. 우리가 대접할 것”이라고 답했다. 그는 “김 위원장은 (북미) 정상회담이 개최되든, 개최되지 않든 싱가포르에 오고 싶어했을 것이고, 우리 역시 당연히 그들을 환대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김 위원장의 실제 현지 체류 비용은 구체적으로 파악되지 않고 있다. 김 위원장은 전날 중국국제항공(에어차이나) 여객기를 이용, 싱가포르에 도착해 북한 대표단과 함께 싱가포르 시내 세인트리지스 호텔을 숙소로 쓰고 있다. 로이터통신 보도와 같이 그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의 정상회담 직후인 12일 오후 2시쯤 출국할 경우 2박 3일간 이 호텔에 묵는 셈이다. 발라크리슈난 장관은 “(김 위원장의 숙박비 등 체류 비용도) 싱가포르 정부가 책정한 정상회담 예산에 포함돼 있다”고만 설명했다.
앞서 리셴룽(李顯龍) 싱가포르 총리는 전날 북미 정상회담의 개최 비용 총액이 2,000만 싱가포르달러(약 161억원)라면서 “싱가포르가 기꺼이 부담하려 한다”고 밝힌 바 있다. 북한은 미국과의 정상회담 실무협상 과정에서 외화 부족 등을 이유로 내세우며 김 위원장의 싱가포르 체류 비용을 부담하기 쉽지 않다는 입장을 피력했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
김정우 기자 wookim@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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