싱가포르 수행단 ‘의외의 인물’
남북 화해 분위기 조성 때처럼
美와 문화교류 협의에 무게
12일 북미 정상회담에 참석하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수행단 가운데 가장 의외의 인물은 단연 현송월 삼지연관현악단 단장이다. 그가 북미 간 비핵화 논의에 참여한다고 보기 어려운 만큼 정상회담 뒤 북한 예술단의 미국 공연 문제를 협의할 것이란 관측에 무게가 실린다.
현 단장은 북한을 대표하는 예술 공연 부분 총책이라 다른 수행원들과는 다른 특화된 임무가 부여됐을 것으로 보인다. 싱가포르 현지에선 한때 현 단장의 등장이 북미 정상회담 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 위원장 간 깜짝 만찬의 징조가 아니냐는 말도 나왔다. 4ㆍ27 남북 정상회담 당시 만찬에 참석해 가수 조용필씨와 함께 노래를 부르며 회담 뒤 여흥을 띄웠던 것처럼 이번에도 북미 정상 간 만찬에 참석하는 게 아니냐는 관측이었으나 일단 회담 전날까지 이 같은 움직임은 포착되지 않았다. 현 단장은 이날 오후 북측 대표단 숙소인 세인트 리지스 호텔을 나가 3시간 만에 돌아왔지만, 구체적으로 어디를 들렀는지는 알려지지 않았다.
북미 회담 뒤 북한 예술단의 대대적인 미국 공연 준비에 시동을 걸었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대북 사업에 종사하는 한 관계자는 “북미 정상회담 뒤 북한 예술단의 미국 현지 공연을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남북관계 해빙기에 북한 공연단이 앞장 서 화해 분위기를 조성했던 것과 비슷한 맥락”이라고 전했다. 앞서 현 단장이 이끄는 북한 삼지연관현악단은 지난 2월 서울과 강릉에서 평창 동계올림픽 축하 공연을 열어 남측의 호평을 받았다.
북미관계의 전면적 개선이 북한이 이번 회담에 바라는 결과 중 하나인 만큼 북미 간 문화 부분 교류 사업도 회담 전후 충분히 논의될 것으로 보인다. 이와 관련 미국 인터넷 언론인 악시오스는 10일(현지시간) 미국이 북미 간 문화 교류를 위해 북한 체조선수들과 음악가들을 미국에 초청하는 문제를 논의하고 있으며 북한 관현악단 초청도 거론됐다고 보도했다.
싱가포르=신은별 기자 ebshi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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