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풀 죽은 월드컵, 고민에 빠진 현대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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풀 죽은 월드컵, 고민에 빠진 현대차

입력
2018.06.11 16:30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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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IFA 최상위 파트너 기업

국내 열기 안 살아나 걱정

전국 곳곳서 응원 행사 준비

마룬5가 참여한 현대차 글로벌 브랜드 캠페인 TV 광고 코나편. 현대차 제공
마룬5가 참여한 현대차 글로벌 브랜드 캠페인 TV 광고 코나편. 현대차 제공

현대ㆍ기아자동차가 고민에 빠졌다.

2018 러시아 월드컵의 국내 유일 공식 후원사인데, 월드컵 개막일이 사흘 앞으로 다가왔지만 좀처럼 분위기가 살아나지 않고 있어서다.

11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그룹은 러시아 월드컵에 사용될 중형 스포츠유틸리티차(SUV) 싼타페와 쏘렌토, 유럽 전략 차종인 씨드 등 총 954대를 제공한다. 월드컵에 참여하는 32개국 선수단 버스도, 내부에 화장실과 LED 전광판을 갖춘 44인승 최고급 사양으로 마련했다. 포르투갈의 크리스티아누 호날두, 아르헨티나의 리오날 메시 등 세계적인 축구 스타들이 현대차그룹 버스를 타고 경기장으로 향한다. 현대차는 월드컵 기간 세계적 밴드 마룬5가 밥 말리의 곡을 리메이크한 ‘쓰리 리틀 버즈(Three Little Birds)’가 배경 음악으로 흐르는 TV 광고를 전세계에 방영하기도 한다.

현대ㆍ기아차는 FIFA의 최상위 파트너 기업 중 유일한 자동차 회사로, FIFA가 주관하는 모든 대회에서 홍보할 수 있다. 특히 러시아에서 지난해 가장 많이 팔린 차가 리오(국내명 프라이드)일 만큼 현지에서 현대ㆍ기아차의 인기가 좋고, 신흥국 중 가장 공략에 공을 들이고 있는 시장이어서 러시아 현지에서는 월드컵 특수에 대한 기대가 크다.

문제는 국내에서는 좀처럼 월드컵 열기가 살아나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국제스포츠 행사 때마다 다양한 마케팅을 벌였던 금융권, 통신업계, 유통가 등은 월드컵을 겨냥한 이벤트나 신제품 출시는커녕, 관심도 식은 모양새다. FIFA가 공식 후원사가 아닌 기업에서 월드컵을 홍보수단으로 사용하는 것을 강력히 규제해 관련 마케팅이 어려운 점도 있지만, 12일 북미 정상회담에, 13일 지방선거 등 중요 정치 행사가 월드컵 개막과 맞물려 있기 때문이다. 하인환 SK증권 연구원은 “과거와 같은 월드컵 특수에 대한 기대감이 사라졌다”고 말했다.

현대차그룹은 나 홀로 월드컵 열기를 고조시킬 이벤트를 준비하고 있다. 한국 대표팀이 소속된 F조 예선 일정에 맞춰 총 9가지 주제의 팬파크 응원 행사를 전국 주요 도시에서 개최한다. 서울 강남구 코엑스 앞 영동대로 일대에 거리 응원전과 월드컵 관련 콘텐츠를 즐길 수 있는 ‘팬파크 빌리지 이스트ㆍ웨스트’, 윤도현 밴드 등 인기 뮤지션 축하공연 등도 준비했다. 현대차 관계자는 “이번 러시아 월드컵에서도 한국 국가대표팀의 선전을 기원하는 국민들의 열정이 모이기를 기원한다”고 말했다.

박관규 기자 ac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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