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미니스트 서울시장’을 전면에 내세운 신지예 녹색당 서울시장 후보의 선거 현수막을 훼손한 50대 남성이 경찰에 붙잡혔다. 범인은 “정치적 의도와 상관 없이 범행을 저질렀다”고 경찰에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 동작경찰서는 신 후보의 현수막을 훼손한 혐의(공직선거법 위반)로 50대 고물수집가 A씨를 불구속 입건했다고 11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A씨는 6일 오전 4시쯤 동작구 노량진동에 걸려있는 신 후보의 현수막을 평소 소지하고 다니던 가위로 자른 혐의다.
9일 새벽 붙잡힌 A씨는 경찰 조사에서 “술에 취해 범행 사실이 기억나지 않는다”고 진술했지만, 경찰이 훼손 장면을 담은 폐쇄회로(CC)TV를 들이밀자 “내가 한 게 맞다”고 시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범행 현장엔 당시 신 후보 현수막만 성인 키 절반 높이의 인도 쪽 울타리에 걸려있었다. 범행 동기에 대해선 “술에 취해 왜 그랬는지도 기억나지 않는다”라며 “정치적 의도가 있는 건 아니다”라고 진술했다. 이에 경찰은 A씨가 특정 정당에 가입했는지 여부를 선거관리위원회에 확인 중이다.
경찰은 또 A씨가 다른 지역에서 벽보나 현수막을 훼손하지는 않았는지 추가 수사를 벌이고 있다. 다만 최근 강남 일대에서 집중적으로 벌어지고 있는 신 후보 벽보 훼손과는 관계가 없는 것으로 보고 있다. 신 후보 벽보는 2일 서울 강남구 대치1ㆍ2동, 개포1동 등 강남권 6곳을 시작으로 최근까지 수십 건이 사라지거나 훼손됐지만, 강남 일대 훼손범은 아직 잡히지 않았다.
한편 일각에서 제기된 “동작구 중앙대 정문 앞에 설치돼 있던 신 후보 현수막 3개 중 1개의 끈을 5일 누군가가 고의로 풀었다”는 주장에 대해, 경찰 관계자는 “자연스럽게 끈이 풀린 것으로 보고 있다”고 밝혔다.
손영하 기자 froze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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