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시장 후보들 대표 공약으로 내걸어
충북지역 후보들은 강경한 반대 입장
지방선거 후 갈등 커질까 일부 우려도
6ㆍ13 지방선거 세종과 충북지역 후보들이 ‘KTX 세종역 신설’을 두고 찬반 양론을 펴며 표심을 공략하고 있다.
11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세종시장 후보 3명은 여야를 막론하고 모두 KTX 세종역 신설을 5대 공약에 포함시켰다.
재선에 도전장을 낸 더불어민주당 이춘희 후보는 KTX세종역 사전 타당성 용역을 재추진하고, 제4차 국가철도망 계획에 반영하겠다고 약속했다.
자유한국당 송아영 후보도 KTX 세종역 설치와 대전 지하철 1호선 연장 추진을 5대 공약에 포함시켰다. 송 후보는 임기 내 이행을 목표로 비용편익 조사를 재추진하고, 대전 지하철 1호선을 반석역에서 세종역, 조치원까지 연장하겠다는 공약을 제시했다.
바른미래당 허철회 후보 역시 KTX 세종역 설치를 약속했다. 허 후보는 이를 위해 서울에서 세종역을 정차하는 KTX 노선은 오송역과 논산역을 경유하지 않도록 조율하겠다고 했다.
KTX 세종역 설치는 지난해 국토부의 용역에서 경제성이 없는 것으로 나오면서 수면 아래로 가라앉았다. 하지만 이번에 세종시장 후보들이 모두 대표 공약으로 내놓으면서 지역에선 재추진에 대한 기대감이 크다.
이 같은 세종의 움직임에 충북의 후보들은 반대 입장을 분명히 하고 나섰다. 바른미래당 신언관 청주시장 후보는 “절대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대안으로 청주~세종 간 지하철 신설 공약을 내걸었다. 신 후보는 “세종시와 오송역, 청주국제공항을 연결하는 지하철이 신설되면 오송역에서 세종시까지 10분 정도 소요돼 세종역 신설의 명분이 사라지게 된다”고 주장했다.
정의당 정세영 청주시장 후보도 보도자료를 통해 “KTX 세종역 신설은 타당성이 없다는 게 명백히 드러났는데 선거철만 되면 세종 여야 정치인들이 공약으로 내세우며 유권자를 기만하고 있다”고 했다.
자유한국당 황영호 청주시장 후보도 “세종역 신설 추진으로 소모적 지역 갈등과 사회 분란을 일으키지 말라”는 입장을 밝혔다. 황 후보는 특히 “효율적 교통망 운용과 국가 경쟁력 차원에서도 세종역 설치는 적절치 않다”며 “여야를 떠나 중앙정치권도 세종역 신설에 대한 명확한 입장을 밝히라”고 요구했다.
KTX 세종역 설치 문제는 지방 선거 이후 큰 후유증을 남길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세종에선 누가 당선되든 재추진에 나서야 해 충북과의 큰 마찰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최두선 기자 balanced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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