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화 대북 강경파 그레이엄 의원
“합의 실패 땐 군사 옵션 가능성”
민주당은 무력사용 주장에 반대
“北 핵 시설 사찰 내용 포함돼야”
펜스 “과거의 실수 반복 않을 것
트럼프, 웜비어 가슴에 담고 가”
미국 내 보수ㆍ강경파는 북미 정상회담을 하루 앞두고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에게 원칙적인 대응과 대북 강경책을 주문했다. ‘합의 후 결렬’이란 과거 실수를 반복하지 않기 위해 핵과 미사일 폐기와 검증에 대한 확실한 약속을 받아내야 한다는 논리다. 만약 외교적 해법이 실패할 경우 군사적 옵션 가능성까지 언급했다.
공화당 내 대표적 대북 강경파인 린지 그레이엄 상원의원은 10일(현지시간) ABC 방송의 ‘디스위크(This Week)’에 출연해 북미 정상회담에 대한 세 가지 결과를 예측할 수 있다고 밝혔다. 그는 ▦미국과 북한이 서로 승리하는(win-win) 평화 ▦북한 정권의 완전 파괴와 무력에 의한 (대량살상무기) 프로그램 파괴 ▦과거처럼 미국이 북한에 굴복하는 것이라고 소개했다. 이어 “트럼프 대통령은 굴복하지 않을 것”이라며 “결국 평화 아니면 전쟁이라는 두 가지 선택이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북미 정상회담과 관련해 “딜(거래)을 기대하지는 않는다. (비핵화를 위한) 과정이 시작하기를 기대한다. 북한의 핵 프로그램과 미사일, 플루토늄과 우라늄을 1년 안에 폐기한다는 합의를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필요하면 무력 사용권을 지지함으로써 민주당이 트럼프 대통령의 대북 대화를 지원할 필요가 있다”며 북핵 해결을 위한 외교적 합의가 실패할 경우 예방적 조치로서 무력사용권에 대한 민주당의 지지를 촉구했다.
그레이엄 의원은 “외교가 실패하면 마지막 수단으로서 민주당과 공화당은 군사 옵션을 테이블 위에 올려놓을 필요가 있다”며 “그렇지 않으면 우리는 결코 좋은 합의를 할 수 없다”고 거듭 주장했다. 공군 대령 출신인 그는 지난해 11월 북한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급 화성-15형 발사 이후에도 대북 선제공격의 필요성과 주한미군 가족 철수를 주장했다.
상원 외교위원회 민주당 간사인 밥 메넨데즈 의원은 같은 프로그램에 출연, 그레이엄 의원의 무력사용 주장에 대한 반대 입장을 밝혔다. 그러면서도 이전 정부에서 대북 합의가 결렬된 사례를 지적하고 검증 체계에 합의하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민주당 중진 다이엔 페인스타인 상원의원도 이날 CNN 방송에서 북한과의 핵 합의는 과거 오바마 행정부의 이란 핵 합의보다 더욱 강력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하고, 핵 시설을 언제든지 사찰할 수 있는 내용이 반드시 포함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마이크 펜스 부통령도 북미 정상회담과 관련, “트럼프 대통령이 역사적인 평화 추구의 길에 나서면서 오토 웜비어 가족을 가슴에 담고 간다는 것을 확신한다”고 말했다. 오토 웜비어는 2016년 북한 여행 중 억류됐다가 1년 후 혼수 상태로 풀려난 뒤 숨진 미국 대학생이다. 펜스 부통령은 지난 9일(현지시간) ‘신앙과 자유 연맹’이 워싱턴에서 개최한 한 행사에서 “전 세계의 눈이 역사적인 북미 정상회담에 참석하는 트럼프 대통령에게 쏠려 있다. 미국은 과거의 실수를 반복하지 않을 것”이라며 이 같이 밝혔다.
김정원 기자 garde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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