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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억할 오늘] Loving Day(6.12)

입력
2018.06.12 04:40
3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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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 12일은 흑인 밀드레드(왼쪽)와 백인 리처드 러빙 부부의 결혼을 편든 미 대법원 '러빙 판결'일이자 모든 사랑의 장벽을 허물자는 '러빙 데이'다.
6월 12일은 흑인 밀드레드(왼쪽)와 백인 리처드 러빙 부부의 결혼을 편든 미 대법원 '러빙 판결'일이자 모든 사랑의 장벽을 허물자는 '러빙 데이'다.

미국 인종차별 법령 중 마지막으로 폐지된 게 백인-비백인 혼인ㆍ출산 금지법(anti-miscegenation laws)이다. 1967년 6월 12일 연방대법원의 ‘러빙(Loving) v. 버지니아’ 판결 전까지 버지니아 주를 포함 남부 16개 주가 인종간 결혼과 출산을 법으로 금했다. 1661년 메릴랜드 주가 처음 저 법을 만든 지 306년, ‘브라운 v. 토페카 교육위’ 판결(1954)로 분리ㆍ차별 교육이 위헌 판결을 받은 지 13년 만이었다.

버지니아 출신 18세 흑인 여성 밀드레드 러빙(Mildred Loving)과 24세 백인 리처드(Richard) 러빙은 1958년 수도 워싱턴D.C에서 결혼했다. 둘은 밀드레드가 11살 때 만나 단짝 친구로 성장했고, 결혼 직전 아이를 가졌다. 그들은 친지가 있는 고향 캐롤라인 카운티로 돌아왔다가 다음날 새벽 2시 잠을 자던 중 경찰에 연행됐다. 주법을 몰랐다는 러빙 부부는 1심에서 징역 1년을 선고 받았고, 순회법원(항소심)에서 “즉시 주를 떠나 향후 25년간 돌아오지 않는다”는 서약을 하고 집행유예로 풀려났다. 항소 법원은 판결문에 이렇게 밝혔다. “전지전능한 신은 백인과 흑인, 황인, 말레이인, 홍인을 창조하고, 각기 다른 대륙에 배치했다.(···) 신이 인종을 분리한 것은 그가 인종을 뒤섞을 의도가 없다는 것을 뜻한다.”

워싱턴D.C로 돌아온 러빙 부부는 비영리 인권ㆍ법률구제단체인 미국시민자유연맹(ACLU)의 도움을 받아 기나긴 법률투쟁을 벌였고, 대법원은 67년에야 러빙 부부의 편을 들었다.

미국 인구조사에 따르면 70년 1%에 불과하던 타인종간 결혼 비율은 2000년 5%로 증가했고, 같은 기간 타인종간 출산 아동은 90만 명에서 300여 만 명으로 늘어났다. 일본인 아버지와 벨기에 출신 백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난 미국인 켄 타나베(Ken Tanabe)도 그 아이들 중 한 명이었다. 그래픽디자이너였던 타나베는 26세 되던 2004년, 대법 판결일을 ‘Loving Day’로 기념하자는 운동을 시작했다. 그는 웹사이트(www.lovingday.org

)를 만들어 다른 인종의 연인과 부부, 자녀들의 이야기를 수집ㆍ교류하고 지역별 모임을 만들어 파티를 열었다. 그 제안에 당사자들과 여러 인권단체들이 열렬히 호응, 러빙 데이가 만들어졌다. 최윤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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