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적인 첫 북미정상회담이 하루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북미 양측에서 모두 회담 결과에 대한 기대감을 드러내고 있다.
북한과 미국이 비핵화와 체제 안전보장을 교환하는 '세기의 빅딜'에서 어느 수준의 합의를 할 수 있을지 여전히 불투명한 것으로 보이지만, 겉으로 드러난 표현만 놓고 보면 성공적으로 진행될 가능성에 무게가 실리는 분위기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10일 오후 회담이 열리는 싱가포르에 도착한 뒤 공항에서 정상회담 전망에 대한 기자의 질문에 "베리 굿(very good·매우 좋다)"이라고 답했다고 로이터통신이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 특유의 가벼움이 깃든 낙관적 발언으로 치부할 수도 있지만, 회담을 코앞에 둔 상황이라는 점에서 비핵화를 둘러싼 북미 간 막판 조율의 분위기가 나쁘지 않음을 시사한 것 아니냐는 관측도 가능하다.
북한 매체들은 11일 북미정상회담을 위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싱가포르 방문 소식을 비교적 상세히 전했다. 조선중앙통신은 김 위원장이 10일 오전 평양에서 출발했으며 싱가포르에서 12일 오전 트럼프 대통령과 첫 정상회담을 한다고 밝혔다.
북한 매체가 김 위원장의 '미래 동선'을 예고성으로 보도한 것은 극히 이례적으로, 더구나 해외 체류 일정이라는 점에서 의외로 받아들여진다.
김 위원장의 최근 두 차례 중국 방문 시에는 평양으로 귀환한 뒤 보도가 이뤄졌다. 지난 4월 27일 남북정상회담 때는 회담 당일 오전에 예고성 보도가 이뤄지기는 했지만, 판문점을 해외로 보기 어렵고 당일치기였다는 점에서 이번과는 또 다르다.
이는 '평양을 며칠 비워도 문제가 없다'는 김 위원장이 권력 장악에 대한 자신감을 드러낸 것이라는 평가와 함께 북미정상회담에서 성과를 낼 것이라는 기대에 따른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중앙통신은 "달라진 시대적 요구에 맞게 새로운 조미 관계를 수립하고 조선반도의 항구적이며 공고한 평화체제를 구축하기 위한 문제, 조선반도 비핵화를 실현하기 위한 문제" 등 정상회담 의제도 상세하게 공개했다.
특히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 등이 김정은 위원장을 배웅하며 "조미 두 나라 사이의 첫 수뇌 상봉과 회담에서 훌륭한 성과를 거두시고 부디 안녕히 돌아오시기를 충심으로 축원했다"고 보도한 점도 눈길을 끈다.
북측도 '훌륭한 성과'에 대한 기대감이 적지 않음을 보여주는 대목이기 때문이다. 다만 일부에선 북한은 이번 북미정상회담에서 어떤 결론이 나오든 이를 '훌륭한 성과'로 포장할 것이라는 지적도 없지 않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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