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핵화 과정 시작 기대… 1년 내 대화 작동 확인 가능”
외교 실패 땐 무력사용 지지 촉구… 민주 “군사해법 반대”
린지 그레이엄 미국 공화당 상원의원이 10일(현지시간) “미국은 북한과의 관계에서 전쟁 또는 평화, 딱 2가지 선택이 있다”고 주장했다. 대북 강경파로 알려진 그레이엄 의원은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의 대북 정책을 강력히 지지해 온 인물이다.
6ㆍ12 싱가포르 북미 정상회담을 앞둔 가운데, 그레이엄 의원은 이날 미국 ABC방송 ‘디스 위크’에 출연해 트럼프 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회담에서 외교적 해법이 실패할 경우 군사적 옵션 가능성을 경고하고는 이 같이 밝혔다.
미 상원 군사위원회 소속인 그레이엄 의원은 북미 정상 간 협상의 가능한 결과는 ▦상호 ‘윈-윈’하는 평화 ▦북한 정권을 초토화하고 힘으로 핵 프로그램을 중단시키는 군사력 ▦과거처럼 북한에 대한 굴복 등 3가지라고 전제했다. 이어 “트럼프 대통령은 굴복하지 않을 것이므로 ‘평화 또는 전쟁’이라는 2가지 옵션만 남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오는 12일 정상회담에서 딜(거래)을 기대하진 않는다. (북한 비핵화의) 과정이 시작되길 기대한다. 북한과의 대화가 작동하는지는 약 1년 내에 확인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지금부터 1년 안에 이뤄지길 내가 기대하는 건 북한이 핵 프로그램과 미사일, (핵 연료인) 플루토늄과 우라늄을 폐기하겠다는 합의”라고 밝혔다.
그레이엄 의원은 특히 이번 정상회담에서 북핵 해법의 외교적 합의가 무산될 경우 ‘예방적 조치’로서 무력 사용권에 대한 민주당의 지지를 촉구했다. 그는 “필요 시 무력사용권(AUMF)을 지지함으로써 민주당이 트럼프 대통령의 대북 대화를 지원해 줘야 한다”며 “외교가 실패하면 마지막 수단으로서 민주, 공화 양당은 군사 옵션을 테이블 위에 올려야 할 필요성이 있다”고 주장했다. 그렇지 않을 경우 미국은 결코 북한으로부터 ‘좋은 딜’을 얻을 수 없다고도 그는 덧붙였다.
하지만 민주당의 ‘군사적 해법’에 대한 반대 입장은 뚜렷하다. 밥 메넨데스(뉴저지) 민주당 상원의원은 같은 프로그램에서 “평화의 길을 달성하기 어려울 때까지 트럼프 대통령이든, 그 누구든 무력사용 승인을 할 준비가 돼 있지 않다”고 밝혔다. 상원 외교위의 에드 마키 민주당 의원도 이날 CBS ‘페이스 더 네이션’에 출연해 “한반도 문제에 있어 군사해법이란 없다”며 “북한은 이미 핵 무기를 보유 중이고,, 핵 무기가 없는 이란 문제와는 다르다. 이것(북한 문제)은 순식간에 재앙이 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상원 정보위의 다이앤 페인스타인 민주당 의원 또한 “(북한과) 마주앉아 합의를 도출하는 것만이 유일한 해법”이라면서 “트럼프 대통령이 최소한 ‘이것은 정말 우리에게 문제’라고 인식하며 회담장을 걸어 나오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김정우 기자 wookim@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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