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보통신정책연구원 보고서
사용 제한할수록 자녀들 스마트폰 사용시간도 길어
부모가 자녀의 스마트폰 사용을 제한하는 가정의 아이들이 그렇지 않은 집보다 스마트폰을 오히려 더 오래 사용한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어린 자녀에겐 스마트폰을 쓰지 못하게 막는 부모들 스스로는, 그렇지 않은 부모보다 스마트폰을 더 많이 쓰는 것으로 나타났다.
10일 경제ㆍ인문사회연구회 산하 정보통신정책연구원(KISDI) ICT통계정보연구실 오윤석 연구원이 최근 펴낸 보고서에 따르면, 스마트폰 사용을 제한하는 가정의 만 13~18세 자녀의 하루 평균 스마트폰 사용시간은 2시간23분으로 집계됐다. 제한이 없는 집의 같은 연령대 하루 평균 사용시간(1시간58분)보다 25분 더 길었다.
만 12세 이하 자녀를 비교해도 스마트폰 사용을 제한하는 집은 하루 평균 1시간17분을 사용해 제한이 없는 가정(49분)에 비해 28분이 더 길다.
스마트폰 사용을 제한하는 가정의 만 12세 이하 자녀는 주로 게임과 방송ㆍ동영상을, 13~18세 자녀는 게임과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쓰는 것으로 조사됐다. 반면 비제한 가정의 자녀는 메신저를 많이 사용했다.
자녀의 스마트폰 사용을 제한하는 부모의 하루 평균 스마트폰 사용시간은 2시간33분으로, 그렇지 않은 부모(1시간52분)보다 41분이나 스마트폰을 더 썼다. 결국 부모가 스마트폰을 많이 사용할수록 자녀의 스마트폰 사용시간이 길어지지만, 역설적으로 이런 가정에서 자녀의 스마트폰 사용 제한은 더 엄한 셈이다.
지난해 한국미디어패널조사가 4,203가구를 조사한 결과를 바탕으로 이번 보고서를 작성한 오 연구원은 “스마트폰을 제한한다는 건, 이미 부모나 자녀의 스마트폰 사용량이 많기 때문”이란 해석을 내놓았다.
김창훈 기자 chkim@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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