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국영항공사인 중국국제항공(에어차이나) 소속 고위급 전용기가 10일 오전 평양을 출발한 것으로 확인됐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이날 북미 정상회담을 위해 싱가포르로 출국할 예정이어서 김 위원장의 탑승 여부가 주목된다.
항공기 경로 추적사이트인 플라이트레이다24에 따르면 에어차이나 CA122편은 이날 오전 8시30분(북한시간)께 평양 순안공항을 출발해 베이징(北京) 서우두(首都)공항으로 향했다. 이 비행기는 특히 베이징에 인접해 갑자기 편명을 CA61로 변경한 뒤 지난 9일 싱가포르로 갔던 CA60편과 동일한 항로로 비행을 시작했다. 이에 따라 북한과 중국이 김 위원장의 탑승 사실이 알려지는 것을 우려해 이 항공기의 항로와 관련해 연막작전을 편 것이란 해석이 나온다.
앞서 같은 항공기인 CA121편은 이날 오전 4시18분(중국시간) 베이징을 출발해 오전 7시20분(북한시간)께 평양에 도착했다. 지난 6일 운항을 재개한 에어차이나의 베이징~평양 노선 정기편은 매주 월ㆍ수ㆍ금요일 3회 운항하는 것으로 미뤄 이날 운항한 CA121편과 CA122편은 북한이 이번 북미 정상회담을 위해 중국으로부터 임차한 비행기일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CA61(CA122)편에 김 위원장이 탑승했는지 여부는 확인되지 않고 있지만, 김 위원장과 북한 수행단이 이날 싱가포르에 도착할 예정인 점을 감안하면 북한 측 관계자들이 탑승했을 것으로 추측된다. 이와 관련, 싱가포르 외무부는 성명을 통해 김 위원장과 리셴룽(李顯龍) 싱가포르 총리가 이날 회동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현재 플라이트레이다24에는 이 항공기 외에 다른 북한 국적기의 운항은 포착되지 않고 있다. 그러나 김 위원장의 전용기인 ‘참매 1호’는 1995년 단종된 노후기종으로 플라이트레이다24 측 레이다에 수신되지 않을 가능성이 있다. 또 정부 전용기는 항공기 경로 추적사이트를 피해 운항하는 경우가 많아 김 위원장의 싱가포르행 여부는 정확히 확인할 수 없는 상태다.
베이징의 한 소식통은 “김 위원장이 자신의 전용기를 이용할 가능성이 여전하지만 수행단과 화물 운송을 위해선 항공기가 추가로 필요한 상황”이라며 “김 위원장의 동선 노출을 꺼려 CA122편을 운항한 것인지 아니면 실제 CA122편에 탑승한 것인지 여부는 싱가포르 정부의 공식 발표가 나와봐야 알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베이징=양정대 특파원 torch@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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