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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대입시험 문제 곳곳에 ‘시진핑 어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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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대입시험 문제 곳곳에 ‘시진핑 어록’

입력
2018.06.08 18: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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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대입시험 가오카오 첫 날인 지난 7일 랴오닝성 선양의 한 시험장 밖에 학부모들이 운집해 있다. 로이터 연합뉴스
중국 대입시험 가오카오 첫 날인 지난 7일 랴오닝성 선양의 한 시험장 밖에 학부모들이 운집해 있다. 로이터 연합뉴스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의 어록이 수험생 975만명이 응시한 대입시험 가오카오(高考)의 논술(작문)시험에도 등장했다. 시 주석의 어록은 특히 전국 공통과 지역 자체 출제 시험을 막론하고 곳곳에 등장해 그의 절대권력을 실감케 했다.

8일 홍콩 명보에 따르면 전날부터 이틀간 가오카오가 치러진 가운데 전국 공통1 유형 논술시험의 주제는 ‘2000년 새 천년 진입, 2008년 베이징(北京)올림픽 개최, 2013년 빈곤 퇴치 시작, 2020년 샤오캉(小康ㆍ중산층) 사회 전면 건설, 2035년 사회주의 현대화 기본 실현’ 등 세대별 기회와 사명을 논하는 내용이었다. 이 중 빈곤 퇴치는 시 주석이 핵심 국정과제로 제시한 내용이고, 샤오캉 사회와 사회주의 현대화 실현도 시 주석이 제시한 국가 목표이다.

공통3 유형의 논술은 광둥(廣東)성 선전(深圳)시의 1981년 표어인 ‘시간은 돈이며 효율이 생명’, 2005년 저장(浙江)성의 표어인 ‘녹수청산(綠水靑山)이 금산은산(金山銀山)’, 2017년 슝안(雄安)신구의 표어인 ‘우리 시대의 대장정을 완주하자’를 비교해 글을 짓도록 했다. 이 중 저장성의 표어는 시 주석이 제시한 표어이고, 슝안신구는 시 주석이 야심차게 건설하고 있는 국가특구이다.

자체 출제 시험을 치른 베이징(北京)시와 톈진(天津)시, 저장성 등도 마찬가지였다. 베이징시는 논술 주제로 ‘생태문명 건설 속의 녹수청산’과 ‘신시대 청년이 어떻게 조국 발전 속에서 성장할 것인가’ 중 하나를 택하도록 했다. 이 중 신시대는 지난해 10월 제19차 공산당대회에서 채택된 ‘시진핑 신시대 중국 특색 사회주의 사상’을 의미한다.

톈진시의 논술 주제인 ‘국가의 보물’이라는 글귀는 시 주석이 지난 4월 공산당 지도부회의에서 말한 “핵심기술은 국가의 보물”이라는 말에서 기인했고, 저장성도 2006년 시 주석이 당서기로 재직할 당시 신문에 기고한 글의 일부인 ‘현실에 근거해 일을 처리하고, 앞장서서 행동하며, 용감하게 추세를 이끌자’는 주제로 논실시험을 치렀다.

중국에서 가오카오 논술 시험은 국어과목 점수의 40%를 차지할 정도로 점수 비중이 높아 매년 시험주제를 두고 중국 사회의 반향이 뜨겁다. 올해는 중국 사회가 ‘시진핑 1인 천하’임을 분명하게 인식시키는 계기가 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베이징=양정대 특파원 torch@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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