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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트럼프의 김정은 백악관 초청 의사 표명에 화들짝

입력
2018.06.08 18: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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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맨 왼쪽 사진) 북한 국무위원장과 도널드 트럼프(가운데 사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김정은(맨 왼쪽 사진) 북한 국무위원장과 도널드 트럼프(가운데 사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중국 관영매체들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싱가포르 정상회담 이후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을 워싱턴 백악관으로 초청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하자 화들짝 놀라는 분위기다. 자칫 한반도 문제 논의 과정에서의 ‘차이나 패싱’(중국 배제)이 심화할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관영 신화통신은 8일 주요 기사로 트럼프 대통령이 7일(현지시간)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와 미일 정상회담을 가진 뒤 기자회견을 통해 북미 정상회담이 잘 되면 김 위원장을 백악관으로 초청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고 보도했다. 신화통신은 해당 기사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1일 백악관을 예방한 김영철 북한 노동당 부위원장을 통해 전해 받은 김 위원장의 친서에 대해 “매우 따뜻한 편지”라고 호평했다는 내용도 소개했다. 그러면서 북미 정상회담이 한 차례에 그치지 않고 지속될 가능성이 있는 건 물론 워싱턴과 평양을 오가며 열릴 수도 있다는 해외전문가의 의견을 소개하기도 했다.

관영 환구시보와 글로벌타임스도 싱가포르에서 열리는 북미 정상회담이 순조롭게 진행될 경우 트럼프 대통령이 김 위원장에게 미국 방문을 요청할 수 있다고 밝혔다는 내용을 상세히 전했다. 환구시보는 별도의 논평기사에서 “오는 12일 싱가포르 북미 정상회담이 성공적으로 개최될 경우 트럼프 대통령과 김 위원장이 연내에 다시 만날 가능성이 높아졌다”고 분석했다.

중국 매체들이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에 주목하는 이유는 북미 간 밀착 가능성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과 김 위원장이 싱가포르에 이어 백악관에서 회동할 경우 사실상 한반도 문제 논의의 주도권이 북한과 미국에게 집중되면서 중국이 일정한 역할을 하는 게 사실상 어려워질 수 있다는 점에서다.

실제 중국은 남북미 3국 간 연쇄접촉을 통해 남북 정상회담과 북미 정상회담 개최가 확정되자 차이나 패싱을 우려해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이 김 위원장을 두 차례나 중국으로 초청해 정상회담을 하며 극진히 환대함으로써 대북 영향력을 과시했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시진핑 배후설’을 제기하며 북미 정상회담 취소 소동을 벌이는 바람에 한반도 문제 논의에서 한발짝 물러선 상태다.

베이징(北京)의 한 외교소식통은 “중국은 북핵 문제의 당사자 해결 원칙을 강조하며 북미 간 직접대화를 촉구해왔지만 막상 북미 양국 중심으로 상황이 진전되자 ‘중국 역할론’을 반복해 주장하는 모순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다”면서 “북미 간 대화가 본격화하면 중국의 한반도에 대한 영향력 발휘 여부는 사실상 북한의 대미 협상전략에 달려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라고 말했다.

베이징=양정대 특파원 torch@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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