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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베 “납치문제 해결 위해 북한과 대화 용의 있다”

입력
2018.06.08 16: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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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미회담서 납치문제 제기” 트럼프 언급에 안도

日 “핵ㆍ미사일ㆍ납치 해결 없이는 경제지원 없어”

야치 국가안보국장 북미회담시 싱가포르 파견 검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7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미일 정상회담 이후 공동기자회견을 갖고 있다. 워싱턴=AP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7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미일 정상회담 이후 공동기자회견을 갖고 있다. 워싱턴=AP 연합뉴스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는 7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으로부터 6ㆍ12 북미 정상회담에서 일본인 납치문제를 제기하겠다는 약속을 받았다. 아베 총리는 납치문제의 조속한 해결을 촉구하며 북한과 직접 대화할 의지도 밝혔다.

아베 총리와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에서 정상회담 가진 뒤 공동기자회견에서 납치문제를 북미 정상회담 테이블에 올리는 데 의견을 같이했다. 아베 총리는 “납치문제의 조속한 해결을 위해 나는 북한과의 직접 마주보고 대화하고 싶다”면서도 “북미 정상회담이 개최되는 이상 북한의 핵ㆍ미사일, 납치문제로 이어지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북일 대화의 전제를 제시했다. 아울러 “북한이 올바른 방향으로 움직인다면 장래는 밝을 것”이라며 “일본도 북일 간 평양선언에 근거해 불행한 과거를 청산하고 국교를 정상화하고 경제협력을 할 용의가 있다”고 덧붙였다. 트럼프 대통령도 “아베 총리가 납치문제를 매우 열심히 말했고 나도 그의 의사를 따른다”며 “북한과 납치문제를 틀림 없이 논의하겠다”고 화답했다.

공동기자회견에서는 아베 총리가 일본인 납치 피해자의 상징인 요코다 메구미(横田めぐみ)의 사연을 소개해 이목을 끌었다. 아베 총리가 납치문제 해결에 심혈을 기울이는 배경에는 핵ㆍ미사일 못지 않게 자국의 주요 현안인 납치문제가 북미 정상회담에서 다뤄지지 않을 경우 국내적으로 납치문제 해결을 강조해 온 자신의 정치적 입지가 흔들릴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양 정상은 또 북한이 핵ㆍ미사일 폐기를 위한 구체적인 행동을 취할 때까지는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제재를 해제하지 않는다는 방침을 재확인했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은 “최대한의 압박은 효과를 가져왔지만, 이 표현은 더 이상 사용하지 않는다”며 “북한과 우호적인 협상을 벌이기 위해서다”라고 밝혔다. 북한이 비핵화를 위한 구체적인 행동에 나설 때까지는 대북 제재를 해제하지 않겠다는 것이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이 이날도 최대한의 압력 유지’라는 표현을 사용하지 않으면서 북한에 대한 우호적인 태도를 보였다고 NHK는 보도했다.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관방장관은 8일 정례 기자회견에서 아베 총리가 북일 정상회담에 의욕을 보인 것과 관련해서 “아베 총리의 말을 바꿔 표현하면 납치, 핵, 미사일 등의 문제 해결 없는 국교정상화는 있을 수 없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일본 정부는 당분간 제재를 유지하면서 북미 정상회담의 결과를 본 다음 북한과의 대화나 경제지원에 나설지 검토한다는 방침이다. 아베 총리는 이번 회담을 통해 납치문제 제기 약속을 받아 한숨을 돌린 셈이지만, 북한은 납치문제와 관련해선 “이미 해결된 문제”라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어 북미 정상회담 이후 북일 간 진전이 있을지는 예측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한편 일본 정부는 12일 북미 정상회담에 맞춰 야치 쇼타로(谷内正太郎) 국가안보국장을 현지에 파견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야치 국장은 미일 정상회담 전날인 6일 카운터파트인 존 볼턴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과 회담을 한 바 있다. 현지에서도 볼턴 보좌관과 회담이 가능한지를 파악한 뒤 파견 여부를 최종 결정할 예정이다.

도쿄=김회경 특파원 herme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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