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론 속의 여론] 저 사람 최저임금 오르면… 내 일자리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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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론 속의 여론] 저 사람 최저임금 오르면… 내 일자리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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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6.09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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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저임금제 논란이 뜨겁다. 국회가 통과시킨 최저임금법 개정안에 대한 노동계의 저항이 거세게 일었다. 정부에서조차 대통령의 핵심 경제공약이었던 소득주도 성장론과 최저임금 속도 조절론의 갈등 양상까지 나타나고 있다. 이러한 논란은 최근 대통령의 ‘최저임금 인상 긍정효과 90%’ 발언이나 KDI의 보고서 등으로 최저임금 상승의 고용효과 및 소득효과에 대한 통계 논쟁으로 이어지고 있다. 여론의 반응은 어떨까. 한국리서치가 매월 실시하는 웹 조사결과(1,000명)를 토대로 살펴보자.

더불어민주당 추미애 대표가 전남 목포 종합수산시장을 찾아 거리 유세를 한 8일 최저임금법 개정안에 반대하는 민주노총 조합원들이 추 대표 방향으로 접근하며 경찰과 충돌하고 있다. 연합뉴스

정부 자신감의 근거: 탄탄한 찬성여론

올 초 각종 여론조사에서 최저임금제 효과에 대해서는 찬성 여론이 다소 우세했다. 실제로 한국리서치의 ‘여론 속의 여론’ 1월 조사에서 52%가 ‘2020년까지 최저임금을 1만원으로 인상하겠다는 대통령의 공약은 지켜져야 한다’는 주장에 동의했고, 41%가 동의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논란이 재개된 5월 조사에서도 여전히 공약 추진에 동의한 비율은 53%, 동의하지 않는 비율은 43%였다. 찬반 여론이 팽팽하지만 찬성 여론이 과반을 탄탄하게 유지하고 있다. 올해 과감히 인상된 시간당 7,530원에 대해 높은 수준이라는 응답은 30%였으나 5월 조사에서는 25%에 그쳤고, 적당하다는 응답도 36%에서 32% 수준으로 정체되었다. 대신 낮은 수준이라는 응답이 31%에서 37%로 증가세를 보였다. 정부가 전년대비 16.4%라는 큰 폭의 최저임금 인상과 2020년 1만원 달성 공약을 야심차게 추진했던 데에는 여론 지지를 자신했던 것 같다.

그래픽=신동준 기자

약점1 : “일자리 줄었다” 60% 넘어

그렇다면 왜 청와대와 정부 내에서 속도조절론이 부상했을까. 최저임금 상승의 당위성에 대한 탄탄한 찬성 여론 이면에 최저임금제의 고용 및 소득개선 효과에 대한 회의와 우려가 자리 잡고 있다. 논란이 되고 있는 소득효과에 대한 인식부터 보자. ‘최저임금 인상으로 저소득층의 소득이 증가했다’는 긍정적 진술에 대해 동의한다는 응답은 31%, 동의하지 않는다는 응답이 66%나 된다. 반대로 ‘최저임금 인상으로 일자리가 줄어들었다’는 고용감소 효과에 대해 동의한다는 응답이 61%, 동의하지 않는다는 응답이 36%에 그쳤다. 최저임금 인상에 따른 자영업자의 부담이 증가했다는 주장에 대해서도 64%가 동의하고 있다. 1월 조사 결과와 거의 차이가 없는 비슷한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약점2 : 계층 불문 “자영업자 부담 커져”

세대, 계층, 정치적 성향에 따라 강온 차이는 있지만, 모든 집단에서 최저임금 상승 효과를 부정적으로 보고 있다. 저소득층의 소득이 증가했다는 주장에 대해서는 대통령 국정평가에 부정적인 층에서는 17%에 불과했고, 대통령 지지층에서조차 34%만이 긍정적으로 답했다. 반면, 최저임금 상승으로 자영업자 부담이 더 커졌다는 주장에 자영업자의 78%, 피고용자인 영업/서비스직 종사자의 59%, 사무/관리/전문직 종사자 및 생산/기능/노무 종사자 층에서도 과반이 넘는 57%가 동의한다고 밝혔다. 일자리가 줄었다는 주장에 대한 세대별 입장을 봐도 40대 이상에서는 60~69%가 고용감소 효과에 동의했고, 20대(55%)와 30대(53%)에서는 그에 못 미치지만 과반이 일자리가 감소했다고 보고 있다.

뒤따른 정책 혼선: 양면적 여론에 흔들

정책 추진과정에서 여론을 파악할 때, 다면적이고 종합적으로 이해하는 것이 중요하다. 특히 정책 취지와 선호 방향에 대한 파악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실제 정책 효과에 대한 시민들의 속 마음을 함께 읽어내야 한다. 최저임금정책에 대한 여론은 그 취지와 당위성에 대해서는 일관되게 공감하면서도, 실제 정책 효과에 대해서는 뿌리 깊은 불신이 확산되면서 뒤늦게 반응한 결과가 최저임금개정안 합의라고 볼 수 있다. 결국 최저임금 인상의 공감대를 강조하면서도 고용 및 소득감소 우려에 대한 대책이 함께 마련하지 못한 것이 혼선의 원인이다.

그래픽=신동준 기자

선거 이후 지지율 핵심: 경제 성적표

북미회담, 지방선거가 끝나면 국정의 무게중심은 외교안보 이슈에서 민생경제 이슈로 넘어갈 것이다. 4월 정기조사에서 문재인 정부의 10대 정책 과제 중 최우선 정책분야라고 꼽은 응답의 상위권은 저출산/고령화(55%), 일자리/고용(48%) 등이 차지했지만, 이를 잘했다는 응답은 각각 34%, 44%로 과반에 못 미친다. 반면, 대통령의 고공지지율을 이끌고 있는 대북 및 외교 분야를 정부의 최우선 정책영역으로 꼽은 응답은 33%, 32%에 그쳤다. 북핵문제 해결과 평화체제 구축의 의미는 국내 민생 문제에 못지 않지만, 시민들의 대통령과 정부에 대한 평가는 결국 경제에 대한 성과에 좌우되어 왔다.

예고된 또 다른 시험대: 52시간 근로시간

7월부터 시행 예정인 52시간 근로시간 단축 정책도 또 다른 시험대다. 최저임금제와 유사한 여론의 양면성이 두드러진다. 4월 정기조사 결과를 보면, 주당 근로시간을 68시간에서 52시간으로 단축 시행하는 것에 대해 57%가 찬성하고 반대는 27%에 그치고 있다. ‘가족과 보내는 시간이 늘고(56%)’, ‘불필요한 야근관행이 줄어들 것(51%)’이라는 기대감도 과반을 넘는다. 그러나 동시에 근로시간 단축법 시행으로 ‘급여가 줄어들 것’이란 응답이 71%, ‘실질적인 근로시간은 줄어들지 않을 것’이라는 답변이 53%로, 강한 불신이 공존하고 있다. 워라밸(일과 삶의 균형)의 정당성과 취지에 대한 공감대 확대와 함께, 소득감소 및 노동시간 단축에 대한 불신에 대응하는 것이 필수적이다.

외교안보 리더십, 경제서 보여준다면…

문재인 정부가 외교안보 영역에서 거둔 성과야 말로 대표적인 투트랙 전략의 산물로 볼 수 있다. 한반도 운전자론을 내세워 남북관계를 주도하면서도, 중도보수층이 선호하는 사드 배치와 한미동맹을 강조하며 안보불안을 불식시켰다. 판문점과 워싱턴을 오가며 보여준 양동작전의 리더십을 국내 민생경제 이슈에서도 보여줄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정한울 한국리서치 여론분석 전문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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