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가 이집트 경제위기 속에서도 시장점유율 1위를 수성하고 있다.
9일 이집트 전문 자동차 조사기관인 AMIC에 따르면 트럭, 버스 등 상용차를 제외한 승용차 판매 기준 지난해 현대차가 27%를 차지하며 1위를 기록했다. 그 뒤를 르노(23%), 닛산(15%), 시보레(10%) 등의 순이었다. 특히 소형 스포츠유틸리티(SUV) 시장에선 현대차 21.0%, 기아차 8.0% 등 한국산 자동차 시장점유율이 30%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집트 소비자들은 한국산 승용차의 강점으로 가격 대비 성능을 최우선으로 꼽고 있다는 게 현대차의 설명이다. 엔진과 에어컨 성능이 우수하고 부품조달이 용이하며 애프터서비스(A/S)가 좋아 소비자 만족도가 높다는 것이다. 디자인이 운전자 편의성에 맞춰져 있으며 기계적 성능도 우수해 이집트의 열악한 도로 사정에도 내구성이 좋은 것으로 평가 받고 있다.
이집트의 자동차 시장은 외부의 환경적 요인으로 규모 자체가 줄면서 자동차업계의 치열한 경쟁이 벌어지고 있는 상황이다. 지난해 이집트 자동차 판매량은 13만5,632대를 기록, 전년동기(19만8,271대) 대비 31.6% 감소했다. 버스의 경우 2016년 21,283대에서 지난해 12,645대를 기록, 41% 감소했고 승용차와 트럭의 경우도 각각 30%, 33%의 줄어들었다. 코트라 관계자는 “이집트에서 2016년 시행된 변동환율제 시행으로 현지화가 평가절하돼 자동차 수입가격이 상승했다”며 “이에 따라 수입업자들이 수입을 줄였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지난해 말부터 이집트에서 자동차 판매가 회복세를 보이고 있고, 2018년 1분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도 5.4%를 기록해 시장 전망은 밝은 편이다. 이집트는 1억에 가까운 인구와 가파른 인구성장률로 급속한 성장이 기대되는 유망 시장이다.
특히 어려운 상황 속에서도 여전히 한국산 자동차에 대한 선호도가 높아 보다 적극적인 시장 확대 노력을 기울일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 많다. 업계 관계자는 “한국산 자동차의 꾸준한 수입에 따라 관련 한국산 자동차 부품에 대한 이집트 수요도 동반 증가할 것”이라며 “자동차 부품, 정비용 장비 등을 제조하는 기업의 시장진출 노력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현우기자 777hyunwoo@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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