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가 MBC ‘탐사기획 스트레이트’가 보도한 ‘실시간급상승검색어(실급검)’ 조작 논란에 반박하며 공개 검증을 제안했다. 해당 보도에 대해서는 언론중재위원회 조정과 방송통신심의위원회 심의를 요청하겠다고 밝혔다.
3일 방송된 스트레이트는 네이버가 삼성 관련 키워드가 실급검에 오르지 못하도록 조작했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지난달 6일 스트레이트가 삼성 관련 의혹을 보도했는데, 당시 장충기 전 삼성 미래전략실 사장이 실급검에 오른 지 12분 만에 사라졌고, 삼성이라는 키워드도 순위에 오르지 않았다는 것이다.
이 방송은 한소연 시드니대 IT학과 교수의 분석을 통해 “방송일 앞뒤로 사흘간 상위 20위에 오른 실급검은 1,792개로, 평균 45분 동안 차트에 머물렀다”며 “이는 12분 만에 사라진 ‘장충기’ 키워드와 큰 차이를 보인다”고 주장했다. 또 “한 번이라도 1위에 오른 적 있는 309개 검색어는 평균 1시간 39분 동안 20위권을 유지했지만, 유독 삼성 관련 키워드에만 ‘미스터리한 현상’이 일어나고 있다”고 했다.
네이버는 7일 자사 공식 블로그에 글을 올려 “보도로 인해 네이버 및 네이버를 운영하는 직원들에 대한 명예가 심하게 훼손됐다고 판단하고 있으며, 깊이 유감을 표한다”고 밝혔다. 이어 “한소연 교수를 포함한 전문가 그룹의 공개 검증을 제안하며, 사실과 다른 부분이 있을 경우 정정보도를 요청한다”고 덧붙였다.
네이버는 지난달 5일 0시에서 8일 0시까지의 72시간 동안의 실급검 키워드 1,068개를 모두 분석해 스트레이트 측의 주장을 반박했다. ‘장충기’ 키워드가 머무른 12분보다 더 짧게 노출된 키워드가 515개, 더 오랜 시간 노출된 키워드가 538개로 사실상 12분이 중앙값에 가깝다는 것이다. 네이버 측은 “산술적인 평균 81분을 비교 기준으로 삼아 12분이 매우 짧아 보이지만, 이는 대표값의 차이에 따른 착시현상에 불과하다”고 설명했다.
또한 방송 내용과 다르게 삼성 관련 키워드는 3월부터 5월까지 세 차례 1시간 이상 노출된 적 있다며 “의혹의 배경이 되는 현상이 예외적이지 않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는 공개 데이터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를 아예 다루지 않은 것에 대해 깊은 유감을 표한다”고 지적했다.
트위터 등 사회관계망서비스(SNS)나 다음 등 다른 포털과 결과가 달랐던 것에 대해서는 “네이버 실급검은 10분 동안의 특정 키워드 검색량을 7일 전 검색량 평균값과 비교해 상승률이 큰 순서대로 노출한다”면서 “삼성 관련 키워드는 평소에도 검색되는 키워드였기 때문에 총 검색량이 많았더라도 순위가 내려갈 수 있었던 것”이라고 했다. 네이버만의 독특한 로직과 알고리즘을 이해하지 못해 생긴 오해라는 것이다.
네이버는 “브랜드를 훼손하고 이용자의 신뢰를 잃으면서까지 삼성 관련 검색어를 인위적으로 삭제하거나 순위 변화에 조작 또는 개입을 할 이유가 무엇인가”라고 반문하며 “앞으로도 사실이 아닌 의혹에 대해서는 강력하게 대처해 더욱 신뢰받는 서비스를 만들어 가겠다”고 강조했다.
곽주현 기자 zooh@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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