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대차 갈등을 빚고 있는 서울 종로구 서촌 ‘본가궁중족발’ 사장이 건물주를 찾아가 둔기로 상해를 입혀 경찰에 붙잡혔다.
서울 강남경찰서는 7일 오전 8시20분쯤 강남구 청담동 노상에서 건물주 이모(60)씨의 머리를 망치로 때리고 손등과 어깨의 인대를 다치게 하는 등 상해를 입힌 혐의(살인미수 및 특수상해)로 궁중족발 사장 김모(54)씨를 붙잡아 조사 중이라고 밝혔다. 이씨 생명에는 지장이 없으며, 현재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다.
김씨는 경찰 조사 과정에서 “1인시위를 하기 위해 이씨 소유 건물로 이동하며 이씨와 통화하던 중, 그가 ‘구속시키겠다’고 욕설하며 협박하자 격분해 범행을 저질렀다”고 밝혔다. 김씨는 3개월 전부터 이씨 건물 인근에서 궁중족발 강제 집행에 반대하는 1인시위를 하고 있었으며, 망치는 그의 차에 있던 것이다. 당시 행인 A(58)씨도 차량에 부딪혀 넘어져 병원에 이송됐지만 큰 부상을 입지는 않았다.
김씨와 이씨는 2016년부터 임대료 인상 문제로 갈등을 빚어왔다. 당시 이씨는 월 297만원이던 임대료를 1,200만원으로 올려달라 요구했으나, 김씨가 이를 거부하자 명도소송을 제기해 승소했다. 이후 지난해 10월부터 12차례에 걸쳐 궁중족발에 대한 부동산 인도단행 가처분신청 집행을 시도했지만 맘편히장사하고픈상인(맘상모) 등 활동가들의 반발에 부딪혀 실패했다. 지난해 11월에는 강제집행 과정에서 김씨가 손을 크게 다치기도 했다.
김영리 맘상모 운영위원장은 “4일 새벽에는 지게차가 사람이 있는 가게 안을 침입했으며, 최근에는 건물주 이씨가 궁중족발을 지나치며 활동가들에게 ‘게임 끝났다’고 조롱하는 등 괴롭힘이 심해졌다”며 “밤낮 가리지 않고 문자메시지를 보내 김씨 가족을 구속시키겠다는 협박도 했다”고 주장했다. 맘상모는 사전에 김씨 범행을 알지 못했다고 말했으며, 경찰 또한 맘상모 등 개입 여부는 확인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강진구 기자 realnin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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