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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김정은 비하 여론’ 차단… “관계 회복 시도”

입력
2018.06.07 1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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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검색포털 바이두에서 '진싼팡'이 검색되지 않는 모습. 바이두 화면 캡쳐
중국 검색포털 바이두에서 '진싼팡'이 검색되지 않는 모습. 바이두 화면 캡쳐

중국 당국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을 비하하는 검색어와 부정적인 기사 등을 전면 차단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반도 정세 급변 과정에서 북중관계 회복을 염두에 둔 조치로 풀이된다.

7일 베이징(北京) 소식통에 따르면 중국 최대 포털사이트 바이두(百度)와 중국판 트위터인 웨이보(微博) 등에서 ‘진싼팡’(金三胖ㆍ김씨네 셋째 뚱보)이라는 용어가 완전히 사라졌다. 진싼팡은 중국 네티즌들이 김일성ㆍ김정일에 이어 3대째 북한 최고권력자에 오른 김 위원장을 조롱하며 부르는 표현이다. 4월 초까지만 해도 수십 여건의 관련 글이 검색됐지만, 지금은 관련 내용이 전혀 검색되지 않는 것이다.

그간 북한은 중국 네티즌들이 김 위원장을 진싼팡이라고 부르는 데 대해 수 차례 항의를 해왔다. 하지만 중국 정부는 북한의 핵ㆍ미사일 도발이 이어지고 중국의 유엔 대북제재 동참 이후 북중 갈등이 고조되는 사이 북한 최고지도자에 대한 부정적 여론을 관리하던 이전과 달리 별다른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 그러다 지난 3월 말 전격적인 북중 정상회담이 이뤄진 뒤부터 검색어와 기사에 대해 조치를 취하기 시작했다. 한 소식통은 “중국 인터넷에서 진싼팡이라는 용어가 4월 중순부터 사실상 자취를 감췄다”면서 “북한이 요구했을 수도 있지만 중국이 자체적으로 조치를 취했을 가능성이 더 높아 보인다”고 말했다.

중국 정부는 또 최근 김 위원장과 북한에 대해 호의적인 기사를 많이 게재하도록 관영매체들을 독려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를 반영하듯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는 지난달 북한 노동당 ‘친선 참관단’ 방문 기사를 대서특필했고 최근엔 북한의 경제와 산업 발전상을 조명하는 기사를 쓰는 등 북한에 우호적인 내용을 대폭 늘렸다. 신화통신 등 다른 관영매체들도 북한의 풍계리 핵실험장 폐쇄 조치와 관련해 북한의 비핵화 의지를 높이 평가하면서 북한의 체제 안전 보장을 촉구하는 등 북한을 적극적으로 비호하는 듯한 모습으로 일관하고 있다. 반면 북한과 관련한 부정적인 내용의 기사는 상당수가 삭제 조치된 것으로 전해졌다.

다른 소식통은 “북한의 잇따른 도발로 인해 악화된 중국 내 여론을 감안하면 최근 관영매체들의 북한 관련 보도는 과하다 싶을 정도로 우호적인 내용 일색”이라며 “한반도 문제 논의 과정에서 차이나패싱(중국 배제) 우려를 불식시키기 위해선 북중관계 회복이 절실한 만큼 이를 의식해 김 위원장과 북한에 대한 내부의 비판여론을 누그러뜨리려는 것”이라고 말했다.

베이징=양정대 특파원 torch@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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