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덕의 궤적
마이클 셔머 지음ㆍ김명주 옮김
바다출판사 발행ㆍ768쪽ㆍ4만8,000원
담대하다. 별 먼지가 뭉쳐 지구를 만들고 거기서 생명이 탄생, 이 탄소계 생명이 10억년을 진화해 지금과 같은 도덕이 탄생한 것을 ‘궤적(Arc)’이라 표현했다. 노예, 여성, 동성애, 동물권 등 도덕과 관련된 숱한 이슈들을 들여다보면, 기쁨과 환호는 드물고 탄식과 눈물은 잦다. 당연히 왜 도덕은 전진하지 않느냐는 질문이 나올 법하다. 그 호소에 대해 ‘한 발 떨어져 전체 궤적을 보라. 그래도 전진하고 있다’라는 답이다. 저자는 창조론, 사이비 과학, 미신 등에 맞서 ‘스켑틱 소사이어티(Skeptics Society)’를 창립, 과학저널 '스켑틱'를 출범시킨 과학 작가다. 도덕 같은 추상적인 그 무엇도 따지고 보면 이 거대한 진화 과정과 이성의 발전에 힘 입었다는 주장을 담았다. 한 사회의 도덕과 양심의 최후의 보루라 자임하는 종교는 도덕의 발전을 지체시키는 경우가 많았다. 세간의 시선과 달리, 회의주의자야 말로 실은 뜨거운 열정주의자다. 열렬한 사랑주의자야 말로 걸림돌일 경우가 더 많다.
조태성 기자 amorfati@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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