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용범 증선위원장 “역사적 시험대 앞에 선다는 마음가짐으로 심의”
삼성바이오로직스(이하 삼성바이오)의 분식회계 혐의를 심의하는 최종 절차인 증권선물위원회(이하 증선위)가 이날 열린다. 앞선 절차였던 감리위원회와 마찬가지로 증선위 역시 2, 3차례 열릴 가능성이 커 삼성바이오의 분식 혐의는 내달 말이나 돼야 완전히 가려질 것으로 보인다.
금융위원회 산하 증선위는 7일 오전 정부서울청사 대회의실에서 1차 정례회의를 열고 삼성바이오 분식혐의 안건에 대해 첫 심의에 들어갔다. 증선위 위원장을 맡고 있는 김용범 금융위 부위원장은 이날 모두발언을 통해 “증선위는 이번 안건의 중요성을 깊이 인식하고 있다”며 “증선위는 우리 자본시장의 신뢰도를 결정할 수 있는 역사적인 시험대 앞에 서 있다는 마음가짐으로 이번 심의에 임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회의 관계자들에겐 보안에 각별히 유념해 달라고 당부하면서 “최종 결정은 가장 공정하고 신속한 방식으로 일반에 공개할 것을 약속한다”고 말했다.
이날 증선위는 모든 판단과 결정은 객관적 사실관계와 국제 회계기준을 토대로 어떤 선입견도 없이 공정하게 하고, 회사와 회계법인에 소명기회를 최대한 보장하겠다는 내용의 회의 운영 원칙도 내놨다. 또 심의 과정에서부터 최종 결정을 할 때까지 3명의 민간위원의 판단을 최대한 존중하겠다는 내용도 담겨 있다.
삼성바이오 분식 혐의는 지난달 세 차례 감리위원회의 심의를 거쳤다. 감리위는 증선위 자문기구인데, 삼성바이오 건을 두고 감리위원 간 이견이 상당했던 것으로 전해진다. 감리위가 8명의 감리위원을 상대로 표결을 해 삼성바이오의 분식 혐의가 인정되는 쪽으로 다수 의견을 도출하긴 했지만, 삼성바이오가 고의로 분식을 했는지를 두고선 의견이 하나로 모아지지 않아 증선위에서 어떤 결론이 날지 현재로선 예상하기 어렵다. 다만 과거 감리위가 낸 잠정 결론이 증선위에서 뒤집히는 일이 드물었다는 점을 감안할 때 최대 관건은 증선위에서 삼성바이오의 분식 혐의가 어느 수준에서 인정되느냐에 달려 있다고 볼 수 있다. 삼성바이오의 분식 행위가 고의라고 인정되면 상당한 파장이 불가피하다. 다만 현재로선 분식 혐의 일부만 인정돼 고의로 결론 나긴 어려울 거란 전망이 많다.
증선위는 김용범 금융위 부위원장과 김학수 증선위 상임위원, 3명의 비상임위원(조성욱 서울대 경영대 교수, 박재환 중앙대 교수, 이상복 서강대 법학대학원 교수)으로 구성된다. 이들 5명이 분식회계 여부와 제재 수위를 결정하는데, 사안의 중요성을 비춰볼 때 현직 공무원 2명이 큰 목소리를 내기 어려운 점을 고려하면 민간위원 3명의 판단에 힘이 실릴 가능성이 높다.
이날 증선위는 고의 분식에 해당한다는 감리 결과를 내놓은 금융감독원과 제재대상자인 삼성바이오 양측이 공방을 벌이는 대심제로 진행된다. 때문에 이날 최종결론이 나오긴 어렵다.
김동욱 기자 kdw1280@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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