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리점에 일방적 계약해지 ‘갑질’한 택배업체 유엘로지스 제재

택배

/그림22016년 말 기준 택배시장 업체별 점유율 현황

택배업체 유엘로지스가 계약기간 중 대리점 160여 곳과의 계약을 일방적으로 해지했다가 적발돼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시정명령을 부과 받았다. 유엘로지스는 2016년 말 기준 택배시장 점유율 6위(4.1%) 업체다.

7일 공정위에 따르면 유엘로지스는 지난해 2월 KGB택배를 인수한 후 양사간 대리점을 통합하는 과정에서 전체 340개 대리점 중 절반 가량인 164곳에 일방적으로 대리점 계약을 해지했다. 해당 대리점들은 유엘로지스로부터 화물 운송업무를 위탁 받아 수행하는 ‘집배점’ 역할을 하던 곳이었다. 박기흥 서울지방공정거래사무소 경쟁과장은 “유엘로지스는 대리점들이 예측할 수 없는 ‘경영정책 변경’ 등을 사유로 계약을 해지하며 해지일 3일 전에 이를 통지했다”며 “이로 인해 대리점들은 잔여 계약기간 동안 얻을 수 있는 수수료 수입을 박탈당했고, 운송장비 구입 등에 사용한 투자금을 회수하는 데 큰 어려움을 겪게 됐다”고 말했다.

다만 공정위는 ▦유엘로지스의 재무상태가 좋지 않고 ▦경영정책 변경 시 계약을 해지할 수 있는 조항 자체가 계약서에 담겨있던 점 등을 고려해 과징금은 별도로 부과하지 않았다. 박기흥 과장은 “이번 조치는 택배 회사가 일방적으로 대리점계약을 해지해 대리점에게 피해를 주는 행위를 최초 적발한 것”이라고 말했다.

세종=박준석 기자 pjs@hankook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