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매1호 4700㎞ 곧장 비행 부담
중국 남동부서 중간기착 가능성
중국 전투기 편대 호위 등 거론
최고지도부 공항 영접 나올 수도
중국이 오는 12일 북미 정상회담에 참석하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을 위한 특별경호 준비에 착수한 것으로 전해져 주목된다. 북미 회담 전에 북중 정상 간 만남이 없더라도 중국으로서는 ‘북한 후견인’ 역할을 과시할 수 있는 기회가 될 수 있다는 점에서다.
베이징(北京)의 한 외교소식통은 6일 “김 위원장의 전용기가 제원상으로는 싱가포르까지 한번에 가는 데 문제가 없지만 장거리 비행 경험이 없는데다 화물기가 동행한다는 점을 감안하면 중국 남동부 지역에서 잠시 머물렀다가 갈 가능성이 있다”면서 “중국 측이 이와 관련한 의전 준비에 돌입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이 소식통은 김 위원장 전용기의 급유ㆍ점검을 위한 중간기착지로 푸젠(福建)성 푸저우(福州)를 우선적으로 꼽았다.
실제 김 위원장의 전용기 ‘참매1호’는 1974년 옛 소련이 제작한 일류신(IL)-62M을 1982년에 들여와 개조한 것으로, 제원상 비행거리가 1만㎞여서 싱가포르까지 4,700㎞ 비행이 가능하지만 노후기종이어서 장거리 운항이 위험할 수 있다. 게다가 북미 회담에 필요한 물자를 싣고 갈 화물기의 비행거리는 훨씬 짧아 중간급유가 불가피한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이 김 위원장에게 제공할 의전으로는 우선 전투기 편대의 특별호위가 거론된다. 김 위원장의 전용기가 싱가포르로 가기 위해선 상당한 시간 동안 중국 영공을 지날 수밖에 없다. 전투기 편대 호위는 국빈방문 시 제공되는 예우이지만 중국 입장에선 이를 통해 북중 밀착관계와 ‘중국 역할론’을 부각시킬 수 있다. 김 위원장이 푸저우 등지에서 잠시 머무는 동안 최고지도부가 영접에 나설 수도 있다. 만약 영접행사를 한다면 현재로선 김 위원장의 두 차례 방중 때와 마찬가지로 공산당 정치국 상무위원인 왕후닝(王滬寧) 중앙서기처 서기가 유력해 보인다.
‘김정은의 집사’로 불리는 김창선 북한 국무위원회 부장의 동선도 이 같은 추측을 뒷받침한다. 그는 지난달 24~26일 베이징을 방문했는데 당시의 행적은 확인되지 않고 있다. 싱가포르에서 미국 측과 의전ㆍ경호 문제 협의를 마친 뒤 이날 오전 베이징에 도착해서도 곧바로 오후 평양행 고려항공편 탑승 대신 하루를 머물렀다. 중국 측과 김 위원장의 싱가포르행 관련한 의전 및 경호 문제를 협의했을 것이란 추측이 나오는 이유다.
베이징=양정대 특파원 torch@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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