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일 싱가포르 떠나 베이징 도착
“중국 측에 협상결과 전달” 관측도
북미 정상회담 의전ㆍ경호 협의를 위해 싱가포르에서 열흘간 머물렀던 김창선 북한 국무위원회 부장이 평양으로 귀환한다. 북한 최고지도자의 싱가포르행 준비가 사실상 완료됐다는 의미다.
북한 실무 협상팀을 이끄는 김창선 부장은 6일 오전 싱가포르를 출발, 경유지인 베이징 서우두(首都) 공항에 도착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달 28일 싱가포르를 방문한 지 열흘 만이다.
김 부장은 공항 귀빈실을 통해 공항을 빠져나갔다고 전해졌고, 이후 행적은 확인되지 않았다. 주중 북한대사관으로 이동했을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중국 측에 북미 실무 협상 결과를 전달하기 위해 국빈관인 조어대(釣魚台)를 찾았을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김 부장은 고려항공 항공편이 없는 이날 하루 베이징에서 머문 뒤 다음날 귀국할 것으로 보인다. 귀국 즉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에게 대면 보고를 할 것이라는 게 대체적인 전망이다.
김 부장 복귀는 김 위원장 의전ㆍ경호를 위한 준비가 사실상 마무리됐음을 뜻한다. 조 헤이긴 백악관 부비서실장이 이끄는 미국 실무팀이 지난 2일 출국한 것을 감안할 때 북미 간 협의는 이미 완료됐을 것으로 보인다. 북측은 추가로 머물며 북미 합의 사항을 재점검하고 경호 문제를 좀 더 꼼꼼하게 체크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특히 김 위원장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의 만남에서 밀리지 않는 모습을 연출하는 데 주력했을 가능성이 크다.
김 부장의 싱가포르 방문이 열흘간 이어진 것은 북미 정상회담 자체의 중요성 때문이기도 하지만, 의사 결정권이 제한적이기 때문이란 분석도 나온다. 미국 CNN 방송은 전권을 위임 받은 헤이긴 부비서실장과 달리 북한은 사소한 사항에 대해서도 본국의 지시를 받아야 해 상당한 시간을 소요했다고 보도했다.
김 부장은 김정일 집권 시절부터 김씨 일가와 매우 가까운 사이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집권 후 첫 서기실장에 임명된 인물로 알려졌다. 김정은 위원장 대외 활동이 올 들어 본격화되며 의전 담당자로서 김 부장의 역할도 부각되고 있다.
2월 초에는 김 위원장 특사 자격으로 방남한 김여정 노동당 제1부부장을 수행한 데 이어 1차 남북 정상회담을 위한 의전ㆍ경호ㆍ보도 분야 실무회담에서는 북측 수석대표로 나서는 등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다.
신은별 기자 ebshi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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