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시지 만드는 과정’ 에둘러 표현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의 전화 통화를 ‘소시지 만드는 과정’에 비유했다. 통화 내용에 대해서도 “모르는 게 낫다”고 했다. 결코 유쾌하지 않은 일임을 에둘러 표현한 것이다.
5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마크롱 대통령은 최근 미국이 유럽연합(EU)산 제품에 고율 관세를 부과키로 결정한 이후 트럼프 대통령과의 통화 과정에서 다소 험악한 분위기가 조성됐다는 언론 보도와 관련해 이 같이 말했다. 이날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와 회담을 한 마크롱 대통령은 기자회견에서 ‘트럼프 대통령과의 통화는 끔찍하다’는 CNN 보도와 관련한 질문이 나오자 “비스마르크가 말한 것처럼, 소시지가 어떻게 만들어지는지 사람들에게 얘기해 준다면 아마 계속 먹지는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19세기 독일 재상이었던 오토 폰 비스마르크의 “법률안을 만드는 작업, 소시지 만드는 과정은 직접 안 보는 게 좋다”는 발언을 인용한 것이다.
이어 마크롱 대통령은 “사람들은 조리를 끝낸 음식을 보는 게 좋다고 본다”며 “주방 상황을 일일이 중계하는 건 음식 배달에도, 먹는 데에도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라고 직접적인 언급을 회피한 이유를 설명했다. 앞서 CNN은 익명의 소식통을 인용해 트럼프 대통령과 마크롱 대통령이 지난달 31일 미국의 대EU 관세 부과 조치가 확정된 이후 전화통화를 했고, 싸늘한 분위기가 만들어졌다면서 “끔찍했다”는 관계자 발언도 함께 전했다.
평소 언론과 거리를 두는 마크롱 대통령은 “(미국에선) 그렇게 말한 사람에게 가서 물어봐도 좋지만, 파리에선 일이 어떻게 진행됐는지나 얼마나 뜨겁거나 차가운지에 대해 말하지 않는다”며 “우리는 일을 하고 앞으로 나아갈 뿐”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7, 8일 캐나다에서 개최되는 주요 7개국(G7) 정상회담에서 양측이 합의하는 사안은 물론, 부딪치고 있는 사항에 대해서도 “솔직하고 유용한” 의견을 교환하겠다고 덧붙였다.
김정우 기자 wookim@hankookilbo.com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