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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스함무라비’, 또 자체 최고 시청률 경신…시청자 사로잡은 공감의 힘 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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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스함무라비’, 또 자체 최고 시청률 경신…시청자 사로잡은 공감의 힘 통했다

입력
2018.06.06 08: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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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스 함무라비’가 자체 최고 시청률을 경신했다.JTBC ‘미스함무라비’ 영상 캡처
‘미스 함무라비’가 자체 최고 시청률을 경신했다.JTBC ‘미스함무라비’ 영상 캡처

‘미스 함무라비’가 또 다시 자체 최고 시청률을 경신하며 거침없는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5일 방송된 JTBC 월화드라마 ‘미스 함무라비’ 6회 시청률은 전국기준 5.1%, 수도권 기준 5.6%(닐슨코리아 수도권 유료가구 기준)를 기록, 뜨거운 인기를 과시하며 자체 최고 시청률을 다시 갈아 치웠다. 이는 지난 최고 시청률 보다 각각 0.1%P, 0.1%P 높은 수치.

이날 방송에서는 ‘기억’에 관한 공감 에피소드로 깊은 여운을 남겼다. ‘민사44부’는 잊혀 질 권리를 주장하는 국회의원 강요한의 재판을 맡게 됐다. 강요한은 신문사와 포털 사이트를 상대로 사진 한 장과 연관 검색어를 삭제해달라고 소송을 제기했다. 대학 시절 원자력 발전소 건설을 반대하는 시위 현장에서 찍힌 사진이었다. 강요한 측은 ‘잊혀 질 권리’를 내세우며 “사람의 생각은 얼마든지 바뀔 수 있는데 한 장의 사진이 원고를 공격하는 논리가 되고 있다”고 주장했고 “국민의 알 권리이자 표현의 자유”를 내세운 피고 측 논리는 견고했다.

한세상(성동일)은 “그깟 사진 한 장 뭐가 대단하다고. 조정실에서 속사정을 들어보라”고 임바른(김명수)에게 말했다. 하지만 조정실에서도 팽팽하게 맞선 원고와 피고측 변호인의 논박이 이어지며 개선의 여지가 없자 임바른은 강요한 의원을 직접 소환했다. 강요한은 여유로운 미소로 일관했지만 사생활 침해 논리만을 주장하는 상황은 말 못할 사정이 있어 보였다. 박차오름(고아라)은 “잊고 싶다는데 그 이유를 납득이 가도록 설명해야 하다니. 너무 잔인하다”고 공감했지만 임바른은 미소 속 진짜 의중을 알아내기 위해 강요한과의 단독 면담을 가졌다.

마침내 임바른에게 털어놓은 강요한의 속사정은 모두의 예상과 달랐다. 사진 속에는 강요한과 첫 사랑 그리고 강요한의 아내가 담겨있었던 것. 강요한은 이날 시위에서 사망한 첫 사랑을 생생하게 기억하고 있었고, 아내는 그런 강요한을 알기에 지금까지도 마음 아파하고 있었다. 투병중인 아내를 위해 강요한이 소송을 제기했던 것. 강요한은 “잊혀 질 권리에 관한 소송이 아니다. 잊을 의무에 관한 것”이라고 고백했다.

모든 사정을 알게 된 임바른은 피고 측을 설득해보자 했지만 강요한은 “그들은 뭐가 됐든 국민들의 알 권리라고 할 것이다. 그게 그렇게 중요하면 관심 있는걸 알려드리면 되지 않겠느냐”라며 소송을 취하했다. 그리고는 예능에 출연해 ‘꽃중년’의 복근을 공개하는 둥 보란 듯이 이슈로 이슈를 덮었다. 법리 다툼이 아닌 세상을 비웃는 강요한의 선택을 보며 임바른은 “세상을 비웃는 사람이 세상을 위해 일하겠다고 나서는 건 자기 모순 아닐까”라고 씁쓸했다.

모두의 예상과 달랐던 강요한의 속사정은 ‘민사 재판은 타인의 살갗을 들여다보는 일’이라던 ‘미스 함무라비’만의 정의를 다시금 돌아보게 했다. 또한, 타인을 이해하며 자신의 삶도 돌아보게 하는 거울이기도 했다. “완결 된 것은 망각하고 미완의 것은 오래 기억한다”는 임바른의 말처럼 어머니의 기억에서 잊힐까 두려운 박차오름, 이뤄지지 않아 오래 간직해왔던 임바른의 첫사랑도 강요한의 사연과 맞물리며 ‘기억’에 대한 보편적 공감대를 건드렸다.

‘잊혀질 권리’와 ‘국민들의 알 권리’ 사이의 팽팽한 논쟁 속 씁쓸한 강요한의 선택은 우리에게 묵직한 화두를 던졌다. 결론을 내리는 대신 질문을 던진 ‘미스 함무라비’는 다시 한 번 진한 여운을 남겼다.

한편, 지난주에 이어 2주 연속 TV 드라마부문, 출연자 화제성 지수(굿데이터) 1위에 오르며 거침없는 행보를 이어가고 있는 ‘미스 함무라비’는 매주 월, 화요일 밤 11시 JTBC에서 방송된다.

진주희기자 mint_peach@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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