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J 도너스캠프 5월 가족여행
한부모ㆍ다문화 가정 등 초청
작년부터 꿈키움아카데미 운영
청년층 28명 실제 취업에 골인
“하늘이가 엄마와 여행을 가는 게 소원이었다는 얘기에 울컥했어. 다음에는 우리 다섯 식구 꼭 함께 가족여행 가자. 항상 엄마 이해해줘서 고마워.”
40대 직장인 최유나(가명)씨는 평소 엄마가 동생들에게만 신경 쓴다고 생각해 불만이 많았던 중학생 아들과 지난달 25일부터 2박 3일간 제주도에서 뜻깊은 시간을 보냈다. CJ그룹의 사회공헌재단 CJ나눔재단이 주최한 ‘CJ도너스캠프 인성학교 가족캠프’에 참석한 것이다.
최씨는 연이은 사업 실패로 2년 전 남편이 자살이라는 극단적인 선택을 한 뒤 홀로 4형제를 키워왔다. 캠프를 마친 뒤 최씨는 “아들이 친구들에게 ‘아빠가 멀리 일하러 가셨다’고 말할 만큼 아버지의 죽음을 인정하지 않았는데, 이번 여행에서 처음으로 아버지에 대한 이야기를 먼저 꺼내고 진솔한 대화를 나눴다”며 인성학교 가족캠프에 고마움을 표했다. 또 “그간 여유가 없어 아들과 단둘이 여행할 기회가 없었는데 이번 가족캠프 덕분에 아들과 많은 대화를 나누며 서로를 이해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이번 CJ도너스캠프 인성학교 가족캠프에는 최씨 가족을 포함해 28가족 81명이 ‘가족 여행’의 꿈을 이뤘다.
CJ그룹은 “기업은 젊은이의 꿈지기가 되어야 한다”고 강조한 이재현 회장의 철학에 따라 2005년 CJ도너스캠프를 설립해 어려운 환경에 처한 아동ㆍ청소년에게 교육기회를 확대하고 청년 일자리 창출을 위한 사회공헌 활동을 적극 펼쳐나가고 있다. 이 회장은 CJ도너스캠프의 온라인 기부, 매칭펀드 아이디어 기획부터 참여하는 등 남다른 애정을 가진 것으로 알려졌다.
CJ도너스캠프는 일반인도 참여할 수 있는 개방형 기부플랫폼으로 지금까지 31만여명의 회원이 낸 기부금에 CJ나눔재단이 매칭펀드 방식으로 같은 금액을 더해 총 300여억원을 기부했으며 전국 4,700개 공부방과 지역아동센터를 후원해 왔다.
CJ도너스캠프는 청소년들의 건강한 인격 형성과 자존감 향상을 위해 지난해부터 국내에서도 유명한 작가이자 철학자 알랭 드 보통의 ‘인생학교’와 파트너십을 맺고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본래 성인들을 위한 프로그램이지만 CJ의 사회공헌활동 취지 및 방향에 공감한 인생학교 측에서 특별히 청소년 버전을 만들어 함께해오고 있다. CJ나눔재단은 문화예술캠프, 여행캠프, 글로벌 봉사캠프 등 다양한 주제를 통해 타인과의 관계 속에서 자아를 되돌아보는 시간을 통해 건강한 성장을 도모할 수 있도록 연 5, 6회 캠프를 운영하고 있다.
5월 가정의 달을 맞아 ‘대화가 있는 가족여행’이라는 주제로 제주도에서 열린 CJ도너스캠프 인성학교 가족캠프는 그간 경제적인 어려움 등으로 함께할 시간이 부족했던 한부모ㆍ다문화ㆍ탈북자 가정 등을 초청해 열렸다. 참가한 가족들은 아름다운 자연을 간직한 제주도를 둘러보고, 다양한 레크레이션을 즐기는 등 알찬 시간을 가졌다. 또 ‘가족과 함께 더 행복하게 사는 법’ ‘대화 잘하는 법’ 등 건강한 인격 형성을 돕기 위한 특강에도 참여했다.
제주 절물자연휴양림을 걷는 ‘대화가 있는 여행’은 그간 나누지 못한 마음속의 이야기를 꺼내놓는 시간이었다고 참가자들은 입을 모았다. 이 프로그램에 딸과 함께 참여한 아버지는 딸의 “아빠와 이렇게 오래 손잡고 걸어 본 건 처음”이라는 말에 눈시울을 붉히기도 했다.
CJ도너스캠프 관계자는 “직업 체험이나 진로교육 위주의 청소년 교육 프로그램은 많지만, 어려운 환경 속에 있는 청소년은 자존감이 낮아진 경우도 많아 건강한 자아와 대인관계 형성 등 인성교육이 오히려 필수적”이라며 “청소년기 인격 형성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가족들이 동참하는 프로그램도 늘려 가고 있다”고 말했다.
CJ그룹은 지난해부터 취업 기회가 필요한 청년층을 위한 일자리 연계형 사회공헌 프로그램인 ‘CJ꿈키움아카데미’도 진행하고 있다. 외식ㆍ서비스업 등 CJ그룹의 사업 인프라를 활용해 고용 취약계층의 청년들에게 체계적인 교육을 하고, 이들을 직접 채용까지 하는 프로그램이다. 지난해 베이커리ㆍ커피ㆍ외식과정에서 CJ꿈키움아카데미 1기 36명을 선발했으며, 이 중 최종 28명이 CJ푸드빌에 채용되며 취업률 75%를 기록했다.
CJ그룹 관계자는 “2005년부터 CJ도너스캠프를 통해 공부방 아동 지원사업을 해 오면서 이들이 청년으로 자랐을 때 겪는 취업과 자립의 문제에도 관심을 갖게 됐다”고 프로그램 기획 배경에 대해 설명했다.
CJ그룹은 올해 기존 요리 부문에 서비스 부문 교육 과정을 추가하고 전체 선발인원도 162명으로 4배 이상 확대하기로 했다. 올리브영 매장에서 근무하게 될 서비스 부문 1기 교육은 1월부터 시작했으며, 연간 총 90명을 선발할 예정이다.
요리 부문도 기존 베이커리ㆍ커피ㆍ외식 분야에 CJ프레시웨이 단체급식 분야도 추가하고, 상ㆍ하반기 각 36명씩 연간 72명을 뽑을 계획이다. 선발된 청년들은 5개월간 기초이론, 조리 실습, 매장 운영, 현장 실습 등 총 700시간의 전문교육을 이수한 뒤 채용 과정을 거쳐 CJ프레시웨이와 CJ푸드빌 매장에서 근무하게 된다.
CJ꿈키움아카데미 1기를 최우수 성적으로 수료하고 경기 고양시 뚜레쥬르 일산 장항점에서 근무하고 있는 김푸른솔(22)씨는 “어렸을 때부터 제과ㆍ제빵사가 되고 싶었지만 제대로 배울 곳이 없었는데, CJ꿈키움아카데미를 통해 베이커리 기술뿐 아니라 고객 서비스까지 체계적인 교육을 받을 수 있었다”면서 “앞으로 10년 내에 점장이 되는 것이 목표”라고 포부를 밝혔다.
고경석 기자 kav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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