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트럼프 세기의 회담
한국시간 12일 오전 10시 시작
文대통령 전격 합류 통해
세 정상 종전선언 가능성 높아
4ㆍ27 판문점 남북 정상회담에서 도보다리 산책과 회담을 이끌어낸 청와대 의전팀이 싱가포르 현지에서 12일 혹은 13일 열릴 수 있는 남ㆍ북ㆍ미 정상회담 및 종전선언 가능성에 대비, 실무준비를 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청와대가 대외적으로는 다소 부정적 입장을 내비치는 것과 달리, 실제로는 12일 북미 정상회담 이후 열릴 남ㆍ북ㆍ미 정상회담 성사 가능성을 높게 보고 있다는 의미다.
5일 오전 11시쯤 북미 정상회담 장소로 사실상 확정된 싱가포르 샹그릴라 호텔에서 북미회담 사전 취재를 위해 미리 도착한 본보 취재팀이 청와대 의전담당 직원들이 호텔 구석구석을 살피는 것을 확인했다. 두 명으로 구성된 청와대 팀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만날 것이 확실시되는 벨리윙 3층의 ‘스테이츠 룸’을 중심으로 출입문과 정상들의 예상 동선, 바깥 전망 등을 꼼꼼하게 살폈다. 또 주요 지점에 대해 사진 촬영을 하며, “바로 여기네” “여기 외에는 달리 답이 보이지 않는다”는 등의 말을 주고 받았다. 청와대팀과 별도로 주 싱가포르 대사관 공사참사관 등 외교부 관계자들이 호텔을 둘러보고 빠져나가는 모습이 포착됐다.
본보 확인 요청에 청와대 의전팀 관계자는 “다음달 예정된 한-싱가포르 정상회담 준비 차 방문했으며, 오늘 오후 귀국한다”고 해명했다. 그러나 한ㆍ싱 정상회담 장소가 아직 확정되지 않았고, 1개월 가량 시간 여유가 있는 행사를 북미 정상회담으로 가뜩이나 바쁜 시점에 점검할 필요성은 낮다는 점에서 청와대 팀의 실제 목적은 북미 정상회담 이후 열릴 수도 있는 남ㆍ북ㆍ미 정상회담에 대한 준비로 분석된다.
특히 청와대 의전팀은 이번 사전 답사에서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동선까지도 점검한 것으로 확인됐다. 판문점 정상회담 당시 김 위원장을 가까이에서 확인했다는 청와대 관계자는 “4월 판문점 날씨에 잠깐 걷는데도 김 위원장이 땀을 많이 흘렸다”며 “(기온이 섭씨 30도를 넘는) 싱가포르 날씨에 두 정상이 외부 산책을 하긴 힘들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미국 백악관은 4일(현지시간) 북미 정상회담이 한국 시간으로 12일 오전 10시(싱가포르 현지시간 오전 9시)에 열리는 것으로 확정됐다고 발표했다. 세라 샌더스 백악관 대변인은 이날 정례 브리핑에서 "우리는 12일 대통령과 북한 지도자간의 정상회담을 적극적으로 준비하고 있다"며 "첫 회담은 싱가포르 시간으로 오전 9시에 열린다”고 말했다. 이는 한국시간으로 같은 날 오전 10시에 해당한다.
샌더스 대변인은 그러면서 “트럼프 대통령은 안보팀으로부터 매일 북한 관련 보고를 받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첫 회담’으로 표현, 이번 회담이 북한 비핵화와 북미관계 개선의 역사적 프로세스를 가동하는 입구가 될 것임을 시사했다.
또 싱가포르 내무부는 5일 관보를 통해 센토사 섬 전역과 섬으로 진입하는 다리 및 주변 구역을 특별행사구역으로 추가 지정한다고 밝혔다.
워싱턴=송용창특파원 hermeet@hankookilbo.com
싱가포르=정민승 특파원 msj@hankookilbo.com,
조영빈 기자 peoplepeopl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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