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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외 견제용” “내부 결속용”… 북한이 핵에 집착하는 이유

입력
2018.06.08 04:00
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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핵 위협ㆍ日 패망 교훈 보유 결심

美와 동등한 대화 위해 개발 속도

세습 유지 등 정권 안보에 활용도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4.27 남북 정상회담 당일 판문점 평화의집 앞마당에서 '판문점 선언' 발표를 준비하고 있다. 한국일보 자료사진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4.27 남북 정상회담 당일 판문점 평화의집 앞마당에서 '판문점 선언' 발표를 준비하고 있다. 한국일보 자료사진

북한은 왜 이토록 핵 개발에 매달리고 있는 걸까.

대외용 명분은 적의 위협을 억지할 가장 효과적 수단이라는 것이다. 대미 협상 때마다 적대시 정책 철회, 북미관계 정상화를 핵 포기 조건으로 내거는 건 이런 인식의 반영이다.

북한이 핵 보유를 결심한 건 한국전쟁 직후다. 미국으로부터 당한 핵 위협과 일본 패망을 보고 받은 충격이 원인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실제로 북한은 1955년 핵물리연구소를 설립하고 이듬해 소련과 ‘원자력의 평화적 이용에 관한 협정’을 체결하며 핵 연구에 돌입했다.

불리한 국제 정세도 작용했다. 한소 수교(1990년 9월) 이후 소련의 해체(1991년 12월)와 한중 수교(1992년 8월) 등으로 우군 개념이 희미해지는 상황에서 자강(自强)의 중요성이 컸을 것이다.

속도를 낸 건 미국 때문이다. 미국과 동등한 위치에서 대화하려면 실질적 위협이 될 만한 무기가 필요했다. 6ㆍ12 북미 정상회담도 지난해 11월 북한이 대륙간탄도미사일(ICBM)급 ‘화성-15형’을 시험발사하며 ‘국가 핵무력 완성’을 선포한 지 4개월여 만에 가시화했다.

정권 안보 차원으로 보는 시각도 있다. 독재 세습 체제 유지를 위해 강력한 리더십이 필수인 상황에서 핵무력 완성이라는 국가적 목표를 설정하고, 이를 통해 서방 세계와 대결 구도를 만들어 내부 결속 강화를 노렸다는 것이다. 특히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경우 차남이라는 사실 탓에 백두 혈통 정당성을 주장하기 어려워 북핵 개발에 더 사활을 걸었으리란 해석이 나온다.

한반도 적화 통일을 위한 것이라거나 다른 나라에 내다 팔 목적이라는 주장도 있다. 박원곤 한동대 교수는 “북한이 왜 핵을 개발했는지는 해석의 문제”라며 “어디에 방점을 찍느냐에 따라 북한의 비핵화 선언을 진심으로 볼 수도 있고, 시간 벌기를 위한 또 다른 전술이라 볼 수도 있다”고 말했다. 신은별 기자 ebshi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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