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유공자 등 250여명 초청
文대통령 “희생 서러움 없게”
‘6ㆍ25전쟁 당시 서울 탈환 작전에 참여했던 해병대 박정모 대령 아들, 천안함 폭침 희생자 이상희 하사 부친, 4ㆍ19혁명을 촉발시켰던 김주열 열사 동생, 세월호 의인 고창석 교사 배우자, 공동경비구역(JSA) 벙커에서 사망한 김훈 중위 아버지, 광주 5ㆍ18민주화운동 현장을 사진으로 남긴 박태홍 전 한국일보 사진기자.’
현충일을 하루 앞둔 5일 문재인 대통령이 청와대로 초청해 오찬을 함께 한 250여명의 국가유공자, 보훈가족 참석자 명단 중 일부다. 참석자 대부분(210명)은 보훈단체 관계자였지만, 호국 유공자부터 세월호, 천안함 희생자 가족, 민주화운동 기여자까지 함께 참석해 애국과 보훈의 폭을 넓혔다는 평가다. 지난해 현충일 추념사에서 문 대통령이 “애국하는 방법은 달랐지만 모두가 애국자였다. 빼앗긴 나라를 되찾는 데 좌우가 없었고 국가를 수호하는 데 노소가 없었다”고 했던 발언을 실천에 옮긴 셈이다.
이날 행사 주제는 ‘대한민국의 이름으로 당신을 기억합니다’였다. 문 대통령 내외는 영빈관 1층에서 참석자들을 일일이 인사하며 맞았고, 거수경례를 하거나 포옹하는 참석자도 있었다.
문 대통령은 인사말에서 “보훈은 국민 마음을 하나로 모으고 강한 국가를 만드는 주춧돌”이라며 “나라다운 나라는 국가유공자와 보훈가족이 자부심을 가질 수 있을 때 완성된다는 게 대통령으로서 저의 확고한 소신”이라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또 보훈처의 장관급 격상, 참전용사 무공ㆍ참전수당 인상, 보훈대상자 맞춤형 복지 등을 언급했고, “예산 부족이나 법령 미비라는 핑계를 대지 않고, 애국과 보훈의 가치를 더욱 높여 나가겠다”고 설명했다.
문 대통령은 특히 연평해전 영웅들을 위한 특별법 제정, 세월호 순직교사의 순직군경 예우, 공무원 임용 전 사고를 당한 소방교육생 순직 처리를 위한 소방공무원 임용령 개정 같은 정부 노력도 소개했다. 문 대통령은 마지막으로 “국가와 국민을 위해 희생한 분들과 가족들이 억울함과 서러움에 눈물 흘리는 일이 없도록 하겠다”고 다짐했다.
행사에 참석했던 백범 김구 선생 손녀이자 6ㆍ25 때 공군 첫 전투기 F-51 인수에 기여한 김신 전 공군참모총장 딸인 김미씨는 “대통령께서 온 국민의 염원을 담아 추진하고 계신 평화와 통일을 위한 한 걸음, 한 걸음이 순조롭게 추진되어 아버지의 소원이 꼭 이뤄지길 바란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통일은 멀지 몰라도 다시는 전쟁 걱정을 하지 않게 확고한 평화 구축을 하고 싶다”며 “서로 교류하고 오가다 보면 백범 김구 선생과 김신 장군의 그 간절한 꿈이 이뤄지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답했다고 고민정 청와대 부대변인이 전했다.
정상원 기자 ornot@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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