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가 답답함을 자아내는 ‘고구마 사연’으로 눈길을 모았다.
4일 오후 방송된 KBS2 ‘대국민 토크쇼 안녕하세요’에는 넷째 낳자는 남편, 주정뱅이 아빠, 집안일 안 하는 아내 등 다양한 고민들이 등장했다.
육아는 돕지 않지만, 넷째는 갖고 싶다고 조르는 남편. 태권도 관장인 남편은 나가는 모임만 10개였다. “(아이 키우는 게) 하나나 둘이나 셋이나 넷이나 똑같다” “애들은 자기가 키워야지” 등 아내에게 상처가 되는 말도 서슴지 않았다. 아내는 “우울증에 걸릴 것 같다” “내가 아이 낳는 기계도 아니고..”라며 서러워했다.
이에 남편은 처음에는 고민이 아니라고 생각한다며 웃었지만, 결국 “이렇게 고민이 심각한 줄 몰랐다”며 꼬리를 내렸다. 이어 신동엽의 제안처럼 “피임도 잘 하겠다”고 다짐했다.
또 다른 사연으로는 술만 마시면 다치는 아빠가 나왔다. 딸은 “아빠가 술 먹고 계단에서 굴러 떨어지기도 했다. 통유리가 깨져서 유리 파편이 팔에 박힌 적도 있다”며 “취한 상태라 응급 수술이 안 돼서 깰 때까지 대기하기도 했다. 유리 값만 200만원 나왔다”고 말해 모두를 놀라게 했다.
특히 딸은 “사고 강도가 업그레이드 된다. 트럭 모서리에 얼굴을 부딪혀 미간 뼈가 박살 났다”고 했다. 제일 큰 문제는 병원에서 퇴원하면 다 잊는다는 것이다. 아내는 남편의 문제에 대해 거의 포기 상태라고 고백했다.
가족의 상처와 속내를 들은 아빠는 “술을 조금 먹는 것을 약속하겠다”고 말했다. 딸은 “약속 잘 지켜달라”고 당부했다.
마지막 사연은 집안일 안 하는 아내였다. 남편은 “아내가 4~5일 동안 설거지를 안 해서 탑처럼 쌓아둔다. 게으르다”고 했다. 이에 아내는 웃으며 “인정한다”고 답했다. 아내는 이어 “남편이 ‘왜 이렇게 집이 지저분하냐’고 다그치고 화내니 더 하기 싫어진다”며 집이 지저분한 게 아니고 남편이 지나치게 깔끔하다고 설명했다.
또한 아내는 “남편의 일상이 통보다”라며 “집에 오면 세탁기가 바뀌어 있다. 200만원 짜리 자전거도 샀더라. 집도 상의 없이 정해서 산다”고 말해 분위기가 반전됐다. 또한 “모임이 굉장히 잦다”고 덧붙였다.
부부는 결국 소통이 부족했다는 게 문제라는 걸 알게 됐다. 아내는 “가족과 많은 시간을 보냈으면 좋겠다”고 했다. MC 이영자는 “훌륭한 아내”라고 극찬했다.
한편 이날 방송에는 지상렬, AOA 설현과 민아, 김소영, 박지우 등이 게스트로 출연했다.
이지현 기자 jh@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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