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아라가 전체 판사 회의에서 소신 발언을 했다.
4일 방송된 JTBC '미스 함무라비'에서 박차오름(고아라) 판사는 법원 내 잘못된 문화를 바꾸기 위한 전체 판사 회의를 열기 위해 고군분투했다.
전체 판사 회의는 해당 법원 판사의 과반수가 참여해야 개회할 수 있지만, 이날 박차오름은 20명을 더 모으지 못해 회의를 열지 못했다.
이에 박차오름은 발언 기회를 달라고 부탁했고, 수석부장 판사는 이를 거부했지만 의장은 “좋은 의견 있으면 말해보라”고 허락했다.
박차오름은 “고백할 게 있다”라며 한세상(성동일) 부장 판사를 바라봤다. 이어 “저는 저희 부장님이 좋다. 일을 열심히 해서 굽은 거북 목, 운동부족으로 나온 올챙이배, 무릎 나온 아저씨 양복이 좋다”라고 한 판사의 인간적인 면모를 언급했다.
그러면서 “20년 넘게 재판을 하지만, 사건 하나하나를 사람으로 보는 모습이 좋다. 모든 배석 판사님들이 저처럼 부장님을 좋아했으면 좋겠다”라는 자신의 진심을 전했다.
박차오름은 이어 “경쟁에 이기기 위한 욕망, 낙오에 대한 공포가 아니라 누군가를 돕는 보람으로 일했으면 좋겠다”라는 자신의 바람을 전하며 “함께 일하는 사람의 마음을 배려할 수 있는 여유가 있었으면 좋겠다”라고 밝혔다.
그녀는 자신이 존경했던, 약자의 편에 섰던 여성 대법관의 말을 덧붙이며 “이미 많은 분들이 함께 첫발을 내디뎠으니 웃으면서 철수할 수 있다. 감사하다”라고 발언을 마무리했다.
박차오름은 참석한 판사들의 박수를 받았고, 정보왕(류덕환) 판사는 임바른(김명수)에게 “난 박 판사가 나중에 대통령 선거 출마하면 한 표 찍어주고 싶다”라고 말했다.
강이향 기자 2hyang@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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