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8년 1월생으로 신태용호의 최연소 선수인 이승우(베로나)가 등번호 10번을 달고 러시아월드컵을 누빈다.
대한축구협회는 4일(한국시간) 국제축구연맹(FIFA)에 23명의 최종 명단을 제출하며 등번호를 확정했다.
대부분 선수들이 대표팀에서 쓰던 기존 번호를 그대로 단 가운데 코칭스태프가 남는 번호를 신참 선수들에게 배분하며 10번이 이승우에게 갔다.
등번호는 선수들에게 숫자 이상의 의미를 지닌다. 특히 10번은 전설들의 상징이다. 펠레를 비롯해 디에고 마라도나(아르헨티나), 지네딘 지단(프랑스) 등 축구 영웅들이 10번을 계승했다. 현존하는 최고의 선수 리오넬 메시(아르헨티나)도 10번이다. 한국대표팀에서는 2006년 독일부터 2014년 브라질월드컵까지 박주영(서울)이 10번을 ‘독식’했다. 2002년에는 독특하게 왼쪽 수비수인 이영표 KBS 해설위원이 10번이었다. 이 위원은 “부담을 가진 형들이 모두 (10번을) 꺼려해 어쩔 수 없이 내가 달았다”고 밝힌 바 있다. 그는 한일월드컵에서 결정적인 도움 2개를 올리는 등 등번호에 걸맞은 활약을 펼쳤다.
지난 해 20세 이하 월드컵에서 10번을 다는 등 평소 이 번호에 애착이 컸던 이승우는 코칭스태프 배려 속에 기분 좋게 월드컵 출전을 바라볼 수 있게 됐다.
요즘 10번 못지않게 인기가 높은 번호는 ‘7’이다. 메시와 쌍벽을 이루는 크리스티아누 호날두(포르투갈)가 7번이다. 한국에서도 지금은 은퇴한 ‘영원한 캡틴’ 박지성 SBS 해설위원이 대표팀에서 늘 7번을 달았다. 신태용호의 7번은 단연 손흥민(토트넘)이다. 평소 호날두를 우상으로 꼽는 그는 소속 팀에서도 7번이다. 지난 브라질월드컵 때 7번을 김보경(가시와 레이솔)에게 양보하고 9번을 달았던 손흥민은 이번에는 가장 좋아하는 번호를 등과 가슴에 부착한 채 월드컵 무대에 선다. 신태용호의 9번은 장신공격수 김신욱(전북)이다. 주장 기성용(스완지시티)은 늘 애용하던 16번을 받았고 막판에 탈락한 이청용(크리스털 팰리스)이 주로 달던 17번은 이재성(전북)에게 돌아갔다.
FIFA 규정에 따라 최종엔트리 23명은 반드시 1~23번을 나눠 달아야 하고 이 중 1번은 무조건 골키퍼 몫이다. 한국의 1번은 주전 수문장 김승규(빗셀 고베)다.
●월드컵대표팀 등번호
골키퍼=김승규(1번) 김진현(21번) 조현우(23번)
수비수=김영권(19번) 장현수(20번) 정승현(3번) 윤영선(5번) 오반석(4번) 김민우(12번) 박주호(6번) 홍철(14번) 고요한(22번) 이용(2번)
미드필더=기성용(16번) 정우영(15번) 주세종(8번) 구자철(13번) 이재성(17번) 이승우(10번) 문선민(18번)
공격수=김신욱(9번) 손흥민(7번) 황희찬(11번)
레오강(오스트리아)=윤태석 기자 sportic@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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