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공격적 악수 시도 가능성
김정은은 회담 주도하려 할수도
北 실무팀 아직 싱가포르 체류
미국과 북한이 12일 첫 북미 정상회담을 위한 의전 준비에 각별히 공을 들이고 있다. 양 정상의 언행 하나하나에 전세계 눈이 집중되는 것은 물론 정치적 의미까지 부여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회담 결과뿐 아니라 의전에서도 ‘악마는 디테일에 숨어 있다’는 말을 염두에 둘 수밖에 없는 이유다.
미국 정치전문매체인 폴리티코는 3일(현지시간) 의전과 관련해 ▦경호 ▦스킨십 ▦음식 ▦공동합의문 채택 여부 ▦선물 교환 ▦언론 발표 등으로 나눠 양측 실무진들이 최상의 그림을 만들기 위해 고심하고 있다고 전했다. 뉴욕타임스(NYT)도 양측이 최우선 순위에 두는 분야가 경호라고 전했다. 특히 북한 측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2011년 권좌에 오른 이후 가장 먼 거리를 이동하는 만큼 경호에 만전을 기하고 있다. 지난달 28일 미국과 의전ㆍ경호 등을 논의하기 위해 싱가포르에 입국한 김창선 국무위원회 부장이 아직도 체류하고 있는 것도 이와 무관치 않아 보인다. 미국 실무팀을 이끈 조 헤이긴 백악관 부비서실장이 지난 2일 싱가포르를 떠난 것과는 대비되는 행보다.
정상간 신체 접촉도 양측 실무팀이 신경을 쓰고 있다. 북한에선 허가 없이 김 위원장의 몸에 손을 대는 건 상상할 수 없다. 그러나 ‘공격적 악수’로 악명 높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스킨십을 시도할 가능성이 있다. 그러나 지난 4월27일 남북 정상회담 때 김 위원장이 문재인 대통령에게 군사분계선(MDL) 북측으로 넘어오도록 권유, 전세계 이목을 사로잡은 전례가 있어 이번에도 회담 분위기를 주도하려 나설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반면 정상 간 신장차이가 북한 측에선 고민일 수 있다고 폴리티코는 전했다. 190㎝의 트럼프 대통령과 170㎝ 정도인 김 위원장이 마주할 경우, 김 위원장이 트럼프 대통령을 우러러보는 듯한 장면이 연출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에 양 정상이 동등하게 보이기 위해 앉은 장면에서만 사진 촬영을 고집할 수 있다는 것이다.
아울러 정상회담 장소가 결정되면 실내 구조와 좌석 배치, 식단 등도 꼼꼼히 점검돼야 한다. 통상 지위가 높은 사람이 문으로부터 가장 먼 자리에 앉는 만큼 이번엔 동시에 입장하도록 문이 2개 있는 장소를 찾고 있다는 후문이다. 또 술을 마시지 않는 트럼프 대통령과 와인을 즐기는 것으로 알려진 김 위원장의 기호를 어떻게 절충해 반영할지, 회담장에 양국 국기를 노출시킬지 여부도 조율 대상이 될 수 있다. 특히 북한 인공기는 미국이 북한을 적법한 국가로 인정하는 것으로 비칠 수 있다는 점에서 논란의 여지가 있다.
싱가포르=정민승 특파원 msj@hankookilbo.com
도쿄=김회경 특파원 hereme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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