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반기 도서판매량 보니…

그렇게나 마음이 답답하고 허전한가 보다. 교보문고가 올 상반기 베스트셀러를 집계한 결과 ‘너’를 콕 집어내 달콤하게 불러주는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작가들의 책이 강세가 눈에 띄었다.
4일 교보문고가 내놓은 ‘2018 상반기 도서판매 동향’을 보면 올 상반기 가장 인기가 있었던 책으로는 ‘무례한 사람에게 웃으며 대처하는 법’(가나출판사) ‘82년생 김지영’(민음사) ‘모든 순간이 너였다’(위즈덤하우스)가 각각 1,2,3위를 차지했다. ‘미투(#MeToo)’와 갑질 등 폭로가 이어지는 와중에 우리 사회 ‘을’의 처지가 반영됐다는 분석이다.
이를 보여주듯 교보문고도 ‘여심’ ‘캐릭터’ ‘변신’을 베스트셀러 3대 키워드로 제시했다. ‘여심’은 여성독자 비율이 70~80%를 차지한 책들이 베스트셀러 상위권에 오르는 현상을, ‘캐릭터’는 곰돌이 푸나 보노보노의 약진을, ‘변신’은 인기있는 책이 표지를 갈거나 다른 편집본으로 출간되는 현상을 뜻한다.
◆2018 상반기 베스트셀러 10위권 성별 판매 점유율
※자료: 교보문고
특히 눈길을 끄는 건 SNS작가들의 약진이다. 을의 처지에 대한 공감, 분노, 비판 같은 것이 베스트셀러들의 뼈대라면, 그 와중에 허전한 독자들을 토닥여준 것은 SNS작가들이었다. 하태완의 ‘모든 순간이 너였다’가 3위, 조유미의 ‘나, 있는 그대로 참 좋다’(허밍버드)가 15위, 김재식의 ‘단 하루도 너를 사랑하지 않은 날이 없다’(쌤앤파커스)가 57위, 김지훈의 ‘참 소중한 너라서’(알에이치코리아)와 ‘너라는 계절’(니들북)이 각각 74위와 80위에 올랐다. 교보문고는 “SNS에 짧은 문장과 시를 올리고 이를 책으로 출간하는 작가들이 ‘SNS작가’라 불리며 새로운 작가군을 형성해가고 있다”고 밝혔다.
조태성 기자 amorfati@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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