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송장비ㆍ부품 상승률 63.5%, 제약업종은 12.8%에 그쳐
자회사 대박ㆍ바이오회사 피인수 등 ‘알고보니 바이오’
‘바이오 장세’로 불린 상반기 코스닥 시장의 업종별 상승률 1위(1~5월 기준)는 제약이 아닌 운송장비ㆍ부품 업종으로 조사됐다. 자동차와 조선 관련 부품 업체들이 다수 포함된 운송장비ㆍ부품 업종이 1위를 한 것은 과거 자회사로 인수하거나 지분투자를 한 바이오 자회사가 ‘대박’을 내거나 역으로 바이오 회사에 인수된 경우가 많았기 때문이다.
4일 한국거래소의 ‘코스닥시장 업종별 주가등락현황’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28일부터 지난 5월30일까지 가장 많이 오른 업종은 63.5%의 상승률을 기록한 운송장비ㆍ부품 업종이었다. 같은 기간 코스닥지수(9.5%)는 물론 코스닥 시장 업종지수 중 시가총액 비중이 12.3%로 가장 큰 제약(12.8%)의 상승률도 뛰어넘었다.
실제로 지난해 말 이후 250.6%나 상승한 에이치엘비의 시가총액은 지난달 30일 기준 4조9,504억원에 달했다. 코스닥 전체 시총의 1.7%, 운송장비ㆍ부품 업종 시총의 43.2%를 차지하는 에이치엘비의 본업은 구명정 건조 사업이다. 그러나 투자자들은 본업보다는 지분 60.0%를 보유한 미국계 제약회사 LSK바이오파트너스의 성장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LSK바이오파트너스가 개발중인 표적항암제 ‘리보세라닙’의 임상 실험 종료가 임박했다는 기대감 때문이다. 오병용 토러스투자증권 연구원은 “내년 초까지는 리보세라닙의 글로벌 위암 임상 3상이 종료되고 빠르면 내후년 중순 시판허가가 예상된다”고 주장했다.
선박방향타 제조업이 본업인 해덕파워웨이는 성형외과 원장이 최대주주인 이지앤홀딩스가 인수한다는 소식에 올 들어 331.1% 상승했다. 코스닥 운송장비ㆍ부품 업종에서 가장 많이 상승한 종목이다. 자동차부품업체인 이젠텍도 지난 1월 비상장사인 에이치바이오홀딩스가 최대주주로 올라서면서 145.1% 올랐다. 이젠텍은 최대주주가 바뀐 이후 지난달 30일 에이코넬로 상호를 바꿨다.
운송장비ㆍ부품 외에도 겉으로는 다른 업종에 속해 있지만 실제로는 바이오주인 경우가 종종 발견된다. 코스닥 시가총액 상위 10위 종목 중 셀트리온헬스케어(1위)는 유통업종, 신라젠(2위)과 바이로메드(6위)는 기타서비스업종에 포함된다. 최근 바이오 산업 진출을 결정한 나노스(5위)도 정보기술(IT) 부품업종이다. 제약 업종으로 등록된 종목은 메디톡스(4위)와 셀트리온제약(9위) 뿐이다. 박세인 기자 san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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