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성북경찰서는 대학가 원룸에 사는 학생들의 전세보증금 수억원을 들고 달아난 혐의(사기)로 건물관리인 김모(60)씨를 구속해 기소의견을 달아 검찰에 송치했다고 4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김씨는 2015년 2월부터 2018년 2월까지 서울 성북구 국민대 인근 원룸 세입자인 대학생 나모(26)씨 등 18명의 전세보증금 5억4천만원을 가로챈 혐의를 받고 있다.
김씨는 2010년부터 건물주 장모(64)씨로부터 월세 임대차업무를 위임받아 해당 건물에 거주하며 전·월세 계약을 맺고 건물을 관리하는 일을 해오다 빚에 쪼들리자 2015년부터 보증금에 손을 대기 시작했다.
경찰 조사 결과 김씨는 세입자들과 전세계약을 맺어놓고 월세계약을 맺은 것처럼 보증금 액수를 낮춘 가짜 임대계약서를 작성해 건물주를 속인 것으로 드러났다. 보증금은 전세의 경우 4천∼5천만원, 월세의 경우 1천∼2천만원 수준이었다.
김씨는 이렇게 빼돌린 보증금을 생활비와 개인 빚을 갚는 데 사용했다. 의심을 사지 않으려고 일부는 월세를 받은 것처럼 장씨에게 매월 입금했다.
그는 계약 기간 만료로 세입자에게 보증금을 돌려줘야 하면 다른 세입자의 보증금으로 돌려막기를 하다 그 금액이 감당할 수 없는 수준으로 불어나자 지난 2월 잠적했다.
피해자는 대부분 사회경험이 부족한 20대 대학생이었다. 김씨는 장씨 대신 이들과 계약을 맺을 때 자신이 건물주는 아니지만, 건물주의 남편이라고 속이며 안심시키기도 했다.
경찰 관계자는 "대학생이 임대차계약을 할 때는 부모 등 유경험자와 함께하는 것을 권장한다"며 "부동산등기부등본을 확인해 자신이 등기부상 소유자와 계약을 하는 것인지도 세심히 살펴봐야 한다"고 당부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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