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접견 등 일절 보도 안해
김정은 보고까지 신중한 태도 견지
‘북미회담 담판 스포트라이트’ 의도도
김영철, 귀국 전 中인사 접촉
방미 결과 설명헀을 가능성
김영철 북한 노동당 부위원장 겸 통일전선부장이 방미 일정을 마치고 평양으로 귀환한 4일까지 북한 매체들은 관련 소식을 일절 보도하지 않고 있다. 방미 성과에 대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대면 보고 전까지 신중한 태도를 보이고 있는 것이란 분석과 함께 북미 정상회담에 시선을 집중시키려는 의도라는 해석이 나온다.
조선중앙통신, 노동신문 등 북한 대내외용 매체들은 김 부위원장이 중국 베이징 서우두(首都) 공항에서 평양행 고려항공에 오른 이날까지 방미 관련 소식을 전하지 않았다. 김 부위원장은 지난달 30일부터 3박 4일간 뉴욕, 워싱턴을 방문,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과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을 만난 뒤 3일 저녁 경유지인 베이징에 도착했다. 북한 매체들은 또 김창선 국무위원회 부장이 이끄는 싱가포르 협상, 최선희 외무성 부상이 참석한 판문점 협상에 대한 보도도 하지 않고 있다.
이러한 침묵은 북미 정상회담 성과를 확신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최대한 신중을 기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김 위원장이 미국, 싱가포르, 판문점 등 여러 통로로 진행된 대미 협상 과정을 종합적으로 보고받고 있지만, 트럼프 대통령의 정확한 의중을 대면 보고를 통해 확인하고 북미 간 의견 조율이 확실히 마무리되기까지 상황을 주시하려는 것 아니겠냐는 풀이다. 박원곤 한동대 교수는 “(미북 간) 큰 틀의 합의는 이룬 것으로 보이지만, 판문점 채널이 여전히 가동되고 있는 것으로 볼 때 구체화가 덜 된 듯하다”고 진단했다.
특히 폼페이오 국무장관이 지난달 31일(현지시간) 김 부위원장과의 뉴욕 회담 이후 “북미가 합의하려면 김 위원장의 대담한 리더십과 결단이 필요하다”고 강조해, 김 위원장의 공개적인 발언 하나하나에 신경을 쓰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다. 북한으로서는 김 위원장이 북미 정상회담에서 받아야 할 스포트라이트가 북미 간 사전 협상에 분산될 수 있다는 점도 염두에 둔 것으로 보인다.
방미 일정을 마치고 3일 저녁 경유지인 중국 베이징에 도착한 김 부위원장은 4일 정오쯤(현지시간) 최강일 외무성 북아메리카국 국장대행, 김성혜 통일전선부 통일전선책략실장 등 일행과 함께 평양행 고려항공에 탑승했다. 김 부위원장은 이날 공항에서 북미 회담 성과를 묻는 질문에 일절 답변하지 않았다. 김 부위원장은 전날 베이징 공항에서 귀빈실이 아닌 일반실로 빠져나갔으며 이후 종적을 감춰 모처에서 중국 측과 만나 방미 결과를 설명했을 것이라는 관측이 무성하다.
신은별 기자 ebshi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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