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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남 남서부 “JP 있는 한 민심 안 변해… 미투 여진도 보수에 유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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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남 남서부 “JP 있는 한 민심 안 변해… 미투 여진도 보수에 유리”

입력
2018.06.04 18:22
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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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령인구 많은 남서부권

부여ㆍ공주 자민련의 텃밭

“성폭행 사건 용납 못 하고

박수현 하차도 민주에 불리”

이인제 후보가 천안 병천시장 상인들과 활짝 웃으며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이인제 선거캠프 제공
이인제 후보가 천안 병천시장 상인들과 활짝 웃으며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이인제 선거캠프 제공

“문 대통령이 남북회담을 하고 통일을 위해 애쓰고 있는 것 알고 있지만 부여사람들은 한국당 후보를 많이 찍을 거유.”

4일 오전 충남 부여 버스터미널에서 만난 박모(73)씨는 이번 도지사 선거에서 이인제 후보를 찍겠다고 말했다.

박씨는 “이 곳은 김종필총재가 죽기 전까지는 지역민심이 변하지 않을 곳”이라며 “국회의원, 군수가 한번도 민주당 출신이 당선된 적이 없고 젊은 사람도 적어 이번 선거도 예전과 크게 다를 것이 없다”고 말했다.

박씨의 아내 김모(69)씨는 “지난 번 선거에서 충청도출신 대통령이 나올 수 있다는 말에 안희정을 찍었는데 여비서를 농락했다는 말을 듣고 할머니들은 민주당을 찍지 않겠다고 말한다”며 “수십 년 간 JP와 함께 해왔는데 이번에도 변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충남의 민심은 도시와 농촌으로 양분된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각종 여론조사에서 더불어민주당의 양승조 후보가 자유한국당의 이인제 후보를 큰 격차로 앞서 있지만 지역에 따라 수치를 달리하고 있다.

농촌지역으로 노령 인구가 상대적으로 많은 남서부지역의 민심에는 아직도 한국당에 대한 지지도가 남아 있었다. 여기에 안 전지사의 여비서 성폭행 의혹에 대한 여진도 만만치 않음을 보여주고 있다.

공주의 전통시장에서 식당을 하는 정모(56)씨는 “박수현 전 청와대 대변인이 불륜설로 중도하차 하면서 민주당으로 기울었던 민심이 다시 보수 쪽으로 돌아섰다”며 “그의 도지사 불출마로 지역주민의 민심은 대부분 한국당으로 마음을 돌렸다”고 말했다.

치킨집을 하는 박모(42)씨는 “충남은 자민련의 텃밭이었던 곳으로 토박이가 많고 그들 대부분이 보수성향”이라며 “안 전 지사의 미투사건을 용납할 수 없어 민주당에 도저히 표를 주기 어렵다”고 말했다.

이인제 후보의 고향인 논산의 임모(59)씨는 “한때 민주당원이었고 안희정 전 지사를 지역출신이라는 이유로 두 번이나 지지했지만 여비서 성추행의혹으로 창피하다”며 “이번 지방선거에서는 민주당 후보를 찍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때문에 여야 후보는 공략과 수성을 위해 공을 들이고 있다.

양 후보는 천안과 아산, 당진 서산 등 인구수가 많은 지역에 비해 상대적으로 지지율이 낮게 나오는 서남부지역 공략을 위해 매일 한 곳 이상 방문하는 등 정성을 쏟고 있다.

민심이 안 전지사로 인해 가라앉았지만 현재 여론조사에서 나타난 민주당 지지율만 득표해도 당선이 무난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이 후보는 서북부지역보다 강세로 나오는 이 지역 민심수성에 안간힘을 다하고 있다. 국회의원과 시장 군수가 한국당 소속인 지역이 많고 정당지지도가 예전 같지 않지만 전통적인 보수세력이 아직도 건재하다는 판단이다.

이 후보 측은 도시보다 상대적으로 지지도가 나은 보령, 공주, 부여, 청양, 홍성, 예산, 태안지역에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도지사장 선거가 기초지자체의 선거와 연동되는 흐름에 기대를 걸고 있는 것이다. 이 지역에는 60세 이상 유권자가 많은 상황을 감안하면 충분히 뒤집을 수 있다는 입장이다.

양 후보는 이날 오전 아산시 배방역 사거리에서 오세연 아산시장후보와 함께 선거운동에 나섰다. 우세지역으로 분류되고 있는 아산지역 표심을 다지기 위해 온 종일 아산일대를 돌며 유권자를 만나 지지를 당부했다.

이 후보도 공식선거가 시작된 이후 매일 오전과 오후로 농촌지역과 도시지역을 번갈아 가며 집중 유세를 펼치고 있다.

이날 오전 7시30분부터 천안종합운동장 앞에서 출근길에 나서는 유권자에게 아침인사를 시작으로 일정을 소화했다. 이 후보는 이날 온양온천 5일장, 태안시외버스터미널 유세, 서산, 당진시장, 천안 이마트 앞에서 유세 등 하루 이동거리 왕복 400㎞의 강행군을 하며 지지를 호소했다.

부여ㆍ공주=이준호 기자 junhol@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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