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77) 전 대통령이 두번째 공판에서도 직접 입을 열었다.
이 전 대통령은 4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7부(부장판사 정계선) 심리로 열린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뇌물) 등 혐의 2차 공판에서 증거조사가 진행되던 중간에 발언권을 얻었다.
그는 이번엔 자신의 차명 재산 관련 의혹의 시발점 격인 '도곡동 땅'에 대해 이야기했다.
이 전 대통령은 "근래에 문제가 되고 나서 보니 현대가 가지고 있던 체육관 경계에 붙어있는 땅인 걸 알게 됐다"며 "제가 현대 7~8개 회사 대표를 맡았다. 정주영 전 회장 신임을 받고 일하던 사람이 어디 살 데가 없어서 현대 땅과 붙은 곳을 사겠나"라고 말했다.
이어 "압구정에 땅 살 곳 얼마든지 있다"면서 "내가 현대건설 재임 중에 개인적으로 부동산 투자한 것 하나도 없다"고 강조했다.
이 전 대통령은 "검찰이 딱 내 땅이다, (내가) 투자한 것이다라고 가정을 해놓고 수사하고 있다"며 "현대에 있으면 불가능한 일이다. (땅 매입 혹은 투자)하려면 더 좋은 곳 얼마든지 할 수 있었다"고 덧붙였다.
이 전 대통령은 재판부가 "세광공업(다스 협력업체) 노조 갈등 당시에도 울산공장에 내려가서 회의에 참석했다는 부분은 기억하나"라고 묻자 "그런 기억이 없다. 작은 회사에 노조가 있었다 없었다 그렇게 할 위치가 안 된다"고 답했다.
그러면서 "세공인지 하는 그 회사에 그런 게 생겼다고 해서 보고를 받고, 그 정도 사람은 아니다"라고도 말했다.
이 전 대통령은 "내 건강을 숨기고 평생을 살았지만 교도소에 들어오니까 감출 수 없게 됐다"며 "법무부에서 그런 것인지는 모르겠지만 나가서 치료를 좀 받고 오면 좋겠다고 했다. 하지만 난 버틸 수 있을 때까지 버텨보려고 하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재판부가 "치료를 받으면서 나오는 게 좋을 것 같다"고 하자 "그러면 특별대우를 받았다는 여론이 있을 것이다. 사람이 두 달 간 잠을 안 자도 살 수 있다는 것, 밥을 안 먹어도 배 고프지 않다는 것을 이번에 알았다"고 말했다.
이 전 대통령은 지난달 23일 열린 1차 공판 때도 직접 발언을 했다.
그는 당시 모든 혐의를 부인하는 취지로 말하면서 삼성 소송비 대납 뇌물수수 혐의에 대해 "충격이고 모욕"이라고 밝혔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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