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원들에게 폭언과 폭행을 해 온 혐의를 받고 있는 이명희(69) 일우재단 이사장이 영장실질심사(구속 전 피의자 심문)를 받기 위해 4일 오전 서울중앙지법에 출석했다.
검은색 바지 정장을 입고 나타난 이 이사장은 고개를 숙인 채 걸어와 취재진 앞에 서 “심경을 말해달라”는 질문에 작은 목소리로 “죄송합니다”라고 답했다. “누구에게 죄송하다고 한 거냐”는 질문에는 “여러분들께 다 죄송합니다”라고 말했다. “사람에게 전지가위 던진 적 있냐”, “피해자 회유 시도 한 적 있냐”, “재단 이사장직 왜 사퇴했냐”는 질문에는 답을 하지 않고 법원 안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이 전 이사장에 대한 영장실질심사는 이날 오전 10시30분 서울중앙지법 박범석 영장전담 부장판사의 심리로 열린다. 이씨의 구속 여부는 늦은 밤이나 이튿날 새벽께 결정될 전망이다. 법원이 이 전 이사장에게 구속영장을 발부하면 재벌총수 부인이 경영 비리나 재산 범죄가 아닌 물리력을 행사해 상해·폭행 등 혐의로 구속되는 첫 사례가 된다.
이씨는 지난 2014년 8월부터 지난 3월까지 경비원에 전지가위를 던지고 호텔 조경 설계업자에게 폭행을 가하며 공사자재를 발로 차 업무를 방해하는 등 피해자 11명을 상대로 총 24건의 범행을 저지른 혐의를 받고 있다.
유환구 기자 redsu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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