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달 4일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올림픽홀에서 ‘2018 미스코리아 선발대회’가 열립니다.
올해로 62회째를 맞이한 미스코리아 선발대회는 한국 최고(最高)의 미인을 가리는 최고(最古)의 뷰티 축제 한마당입니다.
총 상금 2억4000만원이 걸린 이번 대회는 국내외 17개 지역예선을 통과한 예비 미스코리아들의 각기 다른 매력과 개성으로 화려하게 꾸며집니다.
대회에 앞서 스타한국은 특집 기획물 [2018 미코통신]을 연재합니다. [2018 미코통신]은 미스코리아의 어제와 오늘, 그리고 내일을 다룹니다.
많은 관심과 사랑 부탁드립니다. 편집자 주
6·25 전쟁은 한반도의 모든 것을 앗아갔다. 3년여의 동족상잔은 남북 모두에 회복 불가능할 것 같은 상처와 슬픔만 안긴 채 1953년 막을 내렸다.
휴전후 4년이 지난 1957년도 사정은 크게 나아지지 않았다. 미국 등의 원조로 근근히 버텼지만, 굶주림은 여전했다.
더 심각했던 건 국민들의 ‘희망없는 내일’이었다. 하루 벌어 하루 먹고 사는 날들의 연속으로, 더 좋은 내일을 꿈꾸기란 불가능에 가까웠다.
당시 창간 3주년을 앞둔 한국일보는 출구 없는 우리 사회에 희망을 불어넣고, 해외를 상대로 전후 대한민국을 새롭게 알릴 수 있는 대형 이벤트를 극비리에 기획한다.
한국일보의 오랜 고심과 치밀한 준비끝에 마침내 베일을 벗은 대형 이벤트는 ‘미스코리아 선발대회’였다. 남성의 뒤에서 ‘현모양처’의 모습과 마음가짐만을 강요받던 이 땅의 여성들이 그동안 숨겨왔던 자신들의 매력을 전국 방방곡곡 널리 알릴 수 있는 자리가 마련된 것이다!
1회 대회는 그때까지만 해도 고리타분한 유교적 관습과 전 근대적인 가부장적 인식에 젖어있던 우리 사회가 감히 상상할 수 없었던 파격적 무대였다. 출범과 동시에 온 국민의 눈을 사로잡는 국가적 행사로 자리잡을 수 있었던 이유다.
초대 미스코리아 ‘진’에 선발된 박현옥은 단아한 미모와 발랄한 매력을 앞세워 단숨에 ‘국민 아이돌’로 떠올랐다. 이처럼 폭발적인 인기는 국가대표 못지 않게 높은 위상으로 연결됐다.
1958년 2회 대회부터는 전야제는 물론 부대행사로 중앙청(현 광화문 터)과 시청앞, 남대문, 동화백화점(현 신세계 백화점), 을지로를 거치는 시가행진까지 열렸다.
당시 보도에 따르면 무려 20만명에 이르는 서울 시민들이 한국 ‘대표 미인’들의 시가행진을 보기 위해 자발적으로 운집했고, 미군 해병고적대와 국군 해병군악대까지 동원됐다.
요즘으로 치면 ‘프로듀스 101’ ‘슈퍼스타 K’ 등을 합친 이상의 ‘국민 이벤트’가 화려하게 출발한 것이다!
조성준 기자 when9147@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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