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남 적통’ 두 야당 엇갈린 행보
‘호남 적통’을 자처하는 바른미래당과 민주평화당이 6⋅13 지방선거 공식 선거운동이 시작되자 서로 대조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다. 바른미래당은 호남의 지지세 회복에 한시가 급한 상황에서 지역 유권자와의 살가운 접촉은커녕 서울을 집중적으로 찾아 마치 호남을 후순위로 미루는 듯한 모습을 보였다. 반면 평화당은 지도부에 당 중진들까지 총력전으로 나서며 호남에 모든 화력을 쏟아 부었다.
선거운동 첫 주말을 맞아 바른미래당은 호남보다 서울을 집중 공략했다. 박주선⋅유승민 공동대표는 3일 각자 맡은 영호남 일정을 제쳐놓고 강남역을 거쳐 송파을 재보선 지역인 잠실까지 주로 한강이남을 찾아 지원유세에 나섰다.
상임선대위원장을 맡은 손학규 고문도 서울에 발이 묶여있다. 선거운동 사흘째인 2일 방문한 충북을 제외하면 모든 일정을 수도권에서 소화했다. 정치적 무게감에도 불구하고 애초부터 안철수 서울시장 후보의 선대위원장도 겸한 탓에 전국 유세를 펼치기에는 한계가 있었던 탓이다. 노원병ㆍ송파을 등 서울 2곳의 재보선 후보 공천 과정에서 번번이 당내 갈등이 부각돼 지지자들의 관심이 서울에 집중된 만큼 좀체 서울을 떠나기도 어려운 상황이다.
이런 가운데 광주를 지역구로 둔 김동철 원내대표는 2일 전남 해남 파인힐스 골프장에서 조환익 전 한전사장과 골프를 친 것으로 전해졌다. 다른 당의 경우 집중도를 높이기 위해 원내대표가 당 대표와 쌍끌이 유세에 나서며 왕성하게 유세 현장을 휘젓고 다니는 것과 대조적이다.
반면 평화당은 광주⋅전북⋅전남에서 저인망식 선거운동을 펼치며 모든 당력을 집중하고 있다. 평화당은 공식 선거운동이 시작된 이래 조배숙 대표, 장병완 원내대표 등 당 지도부와 박지원ㆍ정동영ㆍ천정배 의원 등 당 중진들을 서로 다른 조로 나눠 호남 곳곳을 저인망으로 훑고 있다. 민주당 후보들이 한발 앞서고는 있지만 풀뿌리 당선을 통해 지방선거 이후 당의 존립 기반을 마련하겠다는 전략이다. 당 핵심 관계자는 “광역단체장은 정당 지지율, 구도에 영향을 받지만 기초단체장이나 광역⋅기초의원 경우는 지역 기반을 오래 다진 후보에게 투표하는 경향이 있다”면서 “현실적으로 광역단위는 당선이 어려워도 기초단위에서는 의미 있는 성과를 거둘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김정현 기자 virtu@hankookilbo.com
손효숙 기자 sh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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