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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당 후보 문대림이 돼야지” “원희룡이 인물은 더 낫주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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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당 후보 문대림이 돼야지” “원희룡이 인물은 더 낫주게”

입력
2018.06.03 19:12
1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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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대 격전 제주지사

오차범위 내 초접전 양상

“괸당 선거로 지역현안 해결 한계

문 후보 당선돼야 중앙정부 도움”

“원 후보, 4년간 제주 많이 바꿔

다시 한번 기회 줘야” 팽팽

더불어민주당 문대림(오른쪽) 제주도지사 후보가 서귀포시 남주고등학교 동문 체육대회장을 찾아 인사하고 있다.(왼쪽사진) 원희룡 제주도지사 무소속 후보도 3일 오전 제주시 장전초등학교 총동문체육대회장을 찾아 한 표를 당부하고 있다. 제주=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문대림(오른쪽) 제주도지사 후보가 서귀포시 남주고등학교 동문 체육대회장을 찾아 인사하고 있다.(왼쪽사진) 원희룡 제주도지사 무소속 후보도 3일 오전 제주시 장전초등학교 총동문체육대회장을 찾아 한 표를 당부하고 있다. 제주=연합뉴스

“원희룡이가 인물은 더 낫주게(낫다). 한번 더 찍어야주.(찍어야지)” “여당 후보인 문대림이가 돼야지. 경해야(그래야) 대통령이 제주에 더 신경 쓸 것 아니라.”

6ㆍ13지방선거 공식선거운동 기간 첫 주말인 지난 2일 제주지사 선거 후보들이 총출동해 유세전을 펼친 제주 제주시 민속오일시장에서는 제주지사 선거를 두고 도민들이 서로 갑론을박하면서 목소리를 높였다.

제주는 이번 지방선거에서 전국 최대 격전지가 됐다. 더불어민주당 문대림 후보와 바른미래당을 탈당해 무소속으로 출마한 현역 지사인 원희룡 후보가 전국 광역단체장 선거 중 유일하게 여론조사 오차범위 내에서 초접전 양상을 보이면서 박빙의 승부를 펼치고 있기 때문이다.

이날 오일시장에서 문 후보의 유세를 듣고 있던 직장인 박모(47)씨는 “그동안 제주에서는 학연, 지연, 혈연 등으로 엮어진 ‘괸당(좁게는 친척, 넓게는 이웃을 의미하는 제주방언)선거’로 무소속 후보들이 지사에 당선되는 경우가 많았다”며 “하지만 무소속 도지사들은 지역 현안을 해결하는데 한계가 있었다. 여당 후보인 문 후보가 당선돼야 중앙정부의 도움을 받는데 더 유리할 것”이라고 말했다.

원 후보를 지지하는 주부 김모(55)씨의 생각은 달랐다. 그는 “큰물에서 활동하던 원 후보가 고향으로 돌아와 도지사를 하면서 제주가 많이 바뀌었다. 인물은 인물”이라며 “이번에도 당선되면 원 후보가 제주를 긍정적으로 변화시키고, 도민들이 더 잘 살게 할 수 있을 것으로 믿는다. 다시 한번 더 기회를 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6ㆍ13 지방선거 공식 선거운동 첫 주말인 지난 2일 오전 더불어민주당 문대림 후보가 제주시 민속오일시장을 찾아 유권자들에게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연합뉴스.
6ㆍ13 지방선거 공식 선거운동 첫 주말인 지난 2일 오전 더불어민주당 문대림 후보가 제주시 민속오일시장을 찾아 유권자들에게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처럼 제주민심은 크게 둘로 나눠졌다. 문재인 대통령과의 인연과 청와대 비서관 출신이라는 점을 활용한 ‘문재인 마케팅’에 중앙당의 전폭적인 지원까지 업은 문 후보에 도민들의 마음이 쏠리고 있다. 반면 한때 대권까지 꿈꿨던 잠룡에서 4년 전 고향으로 돌아와 압도적인 지지율로 제주지사에 당선된 제주의 상징적인 인물인 원 후보에 대해서도 도민들은 여전히 믿음을 보이고 있다.

지금까지 각종 여론조사에서도 민심이 뚜렷하게 반영됐다. 문 후보와 원 후보가 엎치락 뒤치락하면서 양강 구도를 형성하며 앞서가고 있다. 나머지 자유한국당 김방훈 후보와 바른미래당 장성철 후보, 녹색당 고은영 후보가 하위권으로, 선두 그룹과는 큰 격차를 보이고 있다.

그러나 아직까지 누구를 뽑아야 할지 고민하는 도민들도 상당수다. 문 후보와 원 후보 간에 각종 의혹제기와 고소고발이 이어지는 등 ‘네거티브’ 선거전으로 흐르면서 선거 자체에 냉담한 반응을 보이는 도민들도 늘고 있다. 양 후보 측은 문 후보의 골프장 명예회원권 특혜 의혹과 원 후보의 고급리조트 특별회원권 특혜 의혹 등을 제기하면서 공방을 이어가고 있다.

6ㆍ13 지방선거 공식 선거운동 첫 주말인 지난 2일 오전 무소속 원희룡 후보가 제주시 민속오일시장을 찾아 유권자들에게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연합뉴스
6ㆍ13 지방선거 공식 선거운동 첫 주말인 지난 2일 오전 무소속 원희룡 후보가 제주시 민속오일시장을 찾아 유권자들에게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연합뉴스

제주시내에서 음식점을 운영하는 이모(53)씨는 “자고 나면 문 후보와 원 후보에 대한 의혹들이 쏟아지는 것을 보면서 투표할 마음이 싹 사라졌다. 도덕적으로 볼 때 누가 더 낫다고 말하지 못할 정도”라며 “식당에 찾아 온 손님들 중에서도 나와 같은 생각을 하는 사람들이 여럿이다. 누가 지사가 되든 선거가 끝나면 후유증이 클 것 같다”고 우려했다.

휴일인 3일에도 문 후보와 원 후보는 공식선거운동 초판 기선제압을 위해 도 전역을 돌며 유세전을 이어갔다.

문 후보는 이날 고향인 서귀포시 대정읍과 안덕면 등에서 갖은 집중유세에서 “이번 선거는 지난 4년간 도정을 평가하는 시간이고, 문재인 정부가 만들어가고 있는 ‘나라다운 나라’를 제주에서 완성하기 위한 선거”라며 “제대로 된 제주를 만들기 위해 ‘사즉생’의 각오로 뛰겠다. 반드시 승리해 도민들에게 보답할 것”이라며 표심을 파고 들었다.

문 후보를 위한 중앙당 차원의 지원도 이어지고 있다. 민주당 소속 국회의원들이 제주로 내려와 지원유세에 나서고 있으며, 4일에는 추미애 당대표 등이 참석해 제주에서 중앙선거대책위원회 회의를 개최하는 등 제주표심 굳히기에 공을 들이고 있다.

원 후보도 이날 고향인 서귀포시 중문동과 대정읍, 안덕면 등에서 유세에 나서 “정당을 떠나 제주도민당에 들어갔기 때문에 이제 저는 도민들 밖에 없다”며 “특권과 반칙을 통해 기득권을 쌓아온 제주판 적폐세력의 부활을 저지하고, 제주를 키워 대한민국의 1등 도시로 재탄생 시킬 수 있도록 다시 한 번 도와달라”고 지지를 호소했다.

제주=김영헌 기자 tamla@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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