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을 출발해 중국ㆍ유럽으로 향하는 노선의 항공기가 주로 이용하는 한중 항로가 올해 말까지 복선화된다. 중국 상공의 교통량 증가로 장시간 지연 운항이 빈번히 발생했던 항로가 확충되면서 국내 항공기 이용객의 편의도 개선될 것으로 보인다.
국토교통부는 지난달 30일부터 1일까지 서울에서 한중 항공교통 당국 간 ‘항로개선 워킹그룹 회의’를 열어 한중 항로를 올해 말까지 복선화하기로 합의했다고 3일 밝혔다. 양국은 인천부터 중국을 거쳐 몽골 하늘까지 연결되는 1,700㎞ 구간의 항로를 새로 만들어 한중 항로를 복선화하고 각 항로를 일방 통행(One way) 방식으로 운영하기로 우선 합의했다. 양국은 올해 말까지 관련 준비작업을 완료하는 한편, 조만간 최종 시행 일자를 협의할 방침이다.
이번 합의로 개선되는 한중 항로는 현재 하루 400여 편이 운항 중인 대표적인 ‘정체 노선’이다. 이 항로를 이용하는 항공기는 2013년 연간 11만5,000대에서 지난해 14만4,000대로 크게 늘었다. 이에 따라 중국 하늘의 교통량이 급증하면서 교통 밀집 시간대(12~16시)에는 1시간 이상 장기간 지연운항이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다. 실제 인천공항 기준으로 1시간 이상 지연된 항공편은 2015년 899편에서 2016년 1,344편, 지난해 2,202편 등으로 급증하는 추세다.
국토부는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2010년부터 중국과 복선화 방안을 협의했으나 양국 간의 공역 여건, 비행방향 차이, 한중 정치적 관계 등으로 좀처럼 합의하지 못했다. 이번 결과는 협의 상대를 국장급으로 격상하고 이뤄진 성과로,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ㆍ사드) 배치 갈등 이후 중국이 전향적으로 태도를 변화한 것이어서 주목된다.
국토부는 한중 항로 복선화가 완료되면 연 14만4,000대의 항공 교통이 혜택을 볼 수 있고, 그중 37%가 우리 국적사여서 국내 항공이용객의 편익이 클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김상도 항공안전정책관은 “최근 동남아행 노선 복선화에 이어 교통혼잡이 심했던 한반도 남쪽 및 서쪽 간선항로의 항공교통체계 개선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며 “한중 항공교통당국은 앞으로도 고위급 및 실무급 회담을 정례화하고 기술협력도 한층 강화하기로 합의했다”고 말했다.
정재호 기자 next88@hankookilbo.c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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